간송 전형필
간송 전형필
  • 교양학부 황혜영 교수
  • 승인 2014.12.02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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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 전형필』은 일제 강점기 전형필의 삶과 우리 문화재 수장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 내용 대부분은 실제 사실에 근거하였으나 안견의 <몽유도원도>의 일본 반출 일화와 같은 몇몇 장면에서는 일부 저자의 상상이 가미되었다.

이 책은 우선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전형필이라는 인물이 우리 문화재 보존에 기여한 삶을 소개해준다. 24세의 어린 나이에 엄청난 부를 물려받아 조선의 손꼽히는 갑부가 된 전형필은 그 부로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는 대신 사재를 털어 우리 옛 서화전적들을 모으는 일을 자신의 사명으로 삼았다. 서화전적을 사들이는 일은 엄청난 돈이 드는 일이기 때문에 하고 싶다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돈만 많다고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예술에 대한 깊은 감식안이 있어야 하며 일제의 수탈과 탄압 하에서 우리나라가 다시 독립될 때까지 기약할 수 없는 시간들을 기다려야만 할 것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오랜 인내와 우리 민족과 우리 예술에 대한 사랑과 지극한 정성이 필요한 일이었다. 오세창과 같은 여러 스승들에게 받은 가르침을 바탕으로 깊은 감식안을 갖춘 전형필은 우리 예술품과 서적들이야말로 우리 민족의 얼과 자존심이라 여겨 자신이 소장하고 싶은 작품보다는 우리나라에 꼭 남겨두어야 할 역사적 가치가 있는 작품들을 선별하여 모든 역경을 감수하고 우리 문화재를 이 땅에 남기는데 자신의 삶을 바친다.

이 책은 너무나 익숙한 많은 문화유산들이 우리 곁에 남아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 우리 예술을 지키고자 한 사람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다는 것을 다시 돌아보게 해준다. 사실 당시 일본이 우리 예술을 자기네 나라로 반출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을 뿐 아니라, 생활 여건이 점점 열악해지자 우리 스스로 집안 대대로 전해오던 가보들을 어쩔 수 없이 내다 파는 경우들도 많았고 많은 국민들이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소홀히 대해온 것이 현실이었다. 대내외적 어려운 여건 속에서 전형필은 우리 유산들이 소실되고 일본으로 반출되는 것을 자신의 재산과 시간과 정성을 들여 혼신의 힘으로 막고자 하였던 것이다. 그는 또한 골동품들은 모으는 것보다 끝까지 지키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수장한 예술품들을 언젠가 해방이 되었을 때 우리 후손들에게 전해주어 우리 민족에 대한 긍지를 간직하게 해주고자 사설 박물관을 짓는데 그것이 보화각 현재 간송미술관이다.

일본 유출과 이후 전쟁으로부터 문화재들을 지켜내느라 그가 겪어야만 했던 우여곡절을 소개하는 대목은 마치 영화나 소설 속 모험담만큼이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밀반출될 위기에 처한 부도를 사들이려다 조선총독부의 위협을 받게 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놓이는가 하면 해방이 되고도 다시 6. 25 전쟁으로 힘겹게 지켜낸 예술품들을 북한으로 반송당할 위기도 겪기도 하고 대부분의 문화재들을 버려두고 피난길에 올라 작품들이 뿔뿔이 흩어져버리는 안타까운 상황을 속수무책 당하기도 한다.

그가 삶과 재산, 열정과 헌신을 송두리째 바쳐 보존한 유산들은 그의 생전에는 빛을 보지 못했지만 훗날 세상에 공개되고 그 가치가 활짝 꽃피우게 된다. 그가 지켜낸 우리유산들은 양으로도 방대하지만 질적으로도 뛰어나 그 중 국보 12점, 10점이 보물, 4점이 서울시 지정 문화재로 지정되며 훈민정음 해례본은 우리나라를 넘어 전 인류의 문화유산으로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다.

이 책은 전형필이 수장해온 중요한 작품들에 대한 설명과 사진도 제공해주어 우리나라 예술 작품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접할 수 있게 해 줄뿐만 아니라 우리문화 유산 보존에 헌신한 그의 삶을 통해 우리 문화에 감사하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되새기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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