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이글스라 행복할 수 있을까?
내년에는 이글스라 행복할 수 있을까?
  • 심명환 기자
  • 승인 2014.12.02 1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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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만약 588-6899, 칰무원, 보약, 화나라는 말을 들을 때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면, 어떤 이는 씁쓸한 미소를, 또 다른 이는 큰 웃음을 짓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만약 씁쓸한 미소를 짓고 있다면 당신은 누군가에게 보살이라는 말을 한 번 정도는 들었을 것이라 감히 생각해본다. 우리나라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팀, 한화이글스의 오늘은 이렇다.

  사실 이 팀은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라는 명성을 얻으며, 막강한 화력으로 한국시리즈에 자주 진출했었다. 하지만 10년이면 세월이 변한다고 하듯 현재의 한화를 보는 사람들의 시각은 매우 부정적인 편이며, 최근 2년간 9구단으로 운영되었던 프로야구 리그에서 최하위는 물론 4할의 승률도 기록하지 못했다. 게다가 경기내용은 더욱 절망적이다. 잦은 수비실책은 물론이며, 어처구니없는 주루플레이들은 속칭 ‘웃짤’들을 양산해 내며 과연 이들이 프로선수가 맞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기에 충분했다.

  만약 일반적인 사람들의 입장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팀이 몇 년간 응원하기 허무할 정도의 연패를 밥 먹듯이 하고 있다면, 팬으로서 이 팀에 애정을 얼마나 쏟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이 팀을 향한 팬들의 충성도는 정말 지속적이며 어마어마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렇게 한결같은 성원 때문에 선수들의 안일한 플레이가 계속 나오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웃지 못 할 분석을 하고 있을 정도다. 어쨌든 가장 중요한 사실은 팬들이 인내로서 구단과의 의리를 지켜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구단 역시도 이번시즌이 끝난 직후, 충성스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 최고의 명장으로 손꼽히는 ‘야신’김성근 감독을 영입했다. 영입은 구단이 했지만, 그 과정에서 팬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기에 팬들의 기대는 벌써부터 하늘을 찌를 듯하다. 더불어 비슷한 부진을 겪고 있는 타 구단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면서 팬들과의 의리를 지켰기에, 내년시즌을 벌써부터 기다리는 이들이 많다.

  그렇다면 확실히 내년에는 새로운 감독 밑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단언하기는 어렵다. 사실 그동안 자타가 공인하는 명장들이 한화에 있었지만, 이름값에 맞는 성적은커녕 최하위를 면치 못하며 감독직은 독이 든 성배가 되었다. 더불어 매년 최하위에 있던 덕분에 신인을 가장 먼저 뽑아올 수 있었지만 육성에 성공 하지는 못했고, 특히 올해는 정근우, 이용규라는 국가대표 선수를 영입했지만 결국 최종성적은 최하위였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하고 있는 부분은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는 것이다. 펑고로 불리는 지독한 수비연습과 단내 나는 훈련, 철저한 정신무장으로 수많은 약팀을 강하게 변모시켜왔던 그가, 전체적으로 경기력에 많은 문제점을 보였던 한화에서 어떤 역사를 써 내려갈 지는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만한 일이 될 것이다.

  한화라는 어떤 감독으로도 강해질 수 없었던 팀과 김성근이라는 어떤 팀이라도 강하게 만들어왔던 감독의 조합은 야구팬들에게 있어 분명 또 하나의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그리고 그 변모의 과정 속에서 한화의 열성적인 팬들은 “이글스라 행복합니다”라며 꼭 웃음을 지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랄 것이다.

  치열한 프로의 세계에서 승리는 정말 어마어마한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한화의 팬들은 이런 기본적인 논리를 벗어나며 타 구단 팬들에게 보살이라는 말까지 들어왔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저조한 성적에 놓여있는 선수단을 격려하고 지지했다. 선수단이 본인의 손으로 들고 나온 “다음시즌 진짜 잘하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의 약속을 지킬 수 있기를 팬들은 바랄 것이며, 보살 팬이라는 말보다는 최강 한화이글스의 팬이 되기를 원할 것이다. 선수들의 굵은 땀방울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한 때다. 내년 가을에는 경기를 하고 있을 한화이글스 선수들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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