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은 틀렸다
퍼거슨은 틀렸다
  • 박준영 기자
  • 승인 2014.12.02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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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합시다 ④ - SNS의 득과실
알렉스 퍼거슨,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축구를 제대로 모르는 사람조차 한번은 들어봤을 이름이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멘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이었으며,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명장중의 명장’인 퍼거슨. 갑자기 그의 이야기를 서론으로 꺼낸 이유는 그가 전한 한 발언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인생의 낭비다’는 문구를 어디선가 들어봤을 것이다. 이 말이 바로 축구명장 퍼거슨이 했던 말이다. 이에 대해 그동안 SNS에서 ‘개념 없는 발언과 행동’, ‘사고에 대한 무분별한 인증’등 SNS의 문제에 대해 비판해오던 사람들은 퍼거슨의 발언에 공감했고, SNS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일괄적으로 비난하기에 나섰다.

그럼 여기서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정말 우리가 SNS를 통해 접하고 있는 끔찍한 사건이나 사고 혹은 웃지 못 할 해프닝 등은 정말 SNS라는 단지 그 하나의 요소 때문에 갑자기 ‘짠!’하고 생겨난 것인가? 나는 소셜서비스를 통해 사회가 망가지고 있다는 퍼거슨의 발언에 공감할 수 없었다.

빠른 정보전달과 다양한 소통의 방법 등 SNS의 순기능을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기존에 지적되는 문제에 대해 발상을 바꿔보고자 한다. 우선, 범죄에 대한 부분이다. 우리 사회는 하루에도 작게는 한두 가지에서 많게는 수백, 수천가지의 사건이 발생한다. 우리는 그런 사고나 사건을 기존에는 일방향성 전달매체인 TV나 라디오 혹은 신문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고, 그러한 매체들도 하루에 발생하는 사건들을 다 담지 않는다. 결국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그마저도 감춘다면 전혀 모를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에 비해 SNS는 하루에 발생하는 사건과 사고를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고, 그만큼 사회에 대해 세부적으로 알 수 있어진다.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기존의 방식대로 단일방향적인 정보만을 받아들인다? 이것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이를 강요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다음으로, 개념 없는 행동을 SNS에 인증하는 문화에 대해서다. 동물을 학대하는 모습이나 자신의 범죄 행동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며 이를 ‘인증’하려는 오늘날의 사람들의 태도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면서 속된말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가 멍청이들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나는 이 주장이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고 본다.

SNS를 옹호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객관적인 시각에서 봤을 때 우리 주변에 있는 멍청이가 SNS를 한다는 표현이 맞지 않을까? 일부 공인들의 모습을 보자. 일부 연예인이나 정치인 혹은 유명인들이 SNS에 올린 게시 글들로 구설수에 오르거나 하루 종일 인기검색어 1등에서 내려오지 않는 등의 일이 종종 발생한다.

SNS에 게시글을 올린다는 건 나 이외의 사람들이 이 내용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 그러는 것이다. 그런데 부끄러운 모습이나 범죄 사실 등을 올린다는 것은 이를 그다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공공연하게 올리는 것이며, 이는 다시 말해 기본적인 비판의식이 없는 무개념의 상태에 이른 사람들이 SNS를 한다고 보는 것이 맞다.

앞서 이야기 했지만 ‘SNS는 인생낭비’라 말한 퍼거슨의 주장은 본인에게는 그럴 수 있지만, 이를 강요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SNS는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며, 이를 강요로써 줄이거나 없애려 한다면 이는 곧 소통을 단절하는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Voiceless'라는 단어가 있다. 이는 소리 없는 사람들을 칭하는 말로 자신의 주장을 낼 수 없는 대중을 뜻한다. 일방적인 매체에 사로잡혀 자신의 생각이 묵살된 체 살아가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쌍방향 네트워크는 ’Voice of the Voiceless'가 되어준다. 자신이 몰랐던 세상의 이야기를 알아가고,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SNS. 이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인생 낭비’가 아니라 사용할 수는 있되 이를 무분별하게 혹은 무비판적으로 사용하는 것 자체를 지적해야 하며, 세상과의 소통에 벽을 지으려는 명장의 발언에 ‘틀렸다’는 말을 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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