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그리고 기념일
봄, 그리고 기념일
  • 변선재 기자
  • 승인 2015.03.0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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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어느덧 추운 겨울은 가고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따스한 봄이 시작되려고 한다. 사실, 봄은   진즉에 시작되었다.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24절기에 비추어 본다면, 봄의 기간은 2월 4일 입춘부터 5월 6일 입하가 되기 전까지이다. 물론 오늘날의 기후와는 맞지 않지만, 기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정월 대보름’이 옛 기념일인 만큼 24절기에 맞추어 보고자 한다.

 봄에는 우리들이 알고 있는 여러 기념일들이 있지만, 오늘 만큼은 세시풍속에 집중해 보자. 사실, 정월대보름은 필자에게 낯익으면서도 낯선 날이다. 이제껏 정월 대보름이 그 해 언제인지 스스로 알았던 적이 없었다. 정월 대보름은 음력 1월 15일이며, 농사의 시작일로 여겼기에 우리 조상들 에게는 설날만큼이나 중요한 날이었다. ‘설은 나가서 쇠어도 보름은 집에서 쇠어야 한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니 옛 사람들에게 대보름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굳이 더 강조하지 않겠다.

 정월 대보름은 한 해를 맞이하며, 조상들이 그 해를 점치고 설계하는 날이었다. 당시 농경사회였기에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고 마을의 안녕을 바라며 동제를 지냈고, 오늘날 우리가 잘 아는 부럼 깨기, 오곡밥 먹기, 쥐불놀이 등을 정월 대보름 때 행하였다. 그 외에도 더위팔기, 지신밟기, 달맞이 등의 여러 행사가 정월대보름에 집중돼있다. 

 현대인의 시선으로 바라보자면 조상들의 이런 행사가 미신에 불과할 수 있지만, 대보름은 외세의 핍박과 지배층의 착취에 기댈 곳 없는 서민들에게는 정말 중요한 날이었다. 그렇기에 정월대보름의 행사와 관례를 보자면 우리 조상님들의 삶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정월대보름은 그 의미나 규모적인 면에서 많이 퇴색되었고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무관심으로 일관하였다. 세시풍속을 비롯하여 옛 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전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무수한 역사가 있는지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은 엄청난 퇴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종종 ‘과학이 발전하고 편리한 도구가 개발된다 한들 인간의 근본이 흔들린다면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정월대보름의 풍속을 자세히 보면 인간사이의 정과 긍정적으로 일을 보고자 하는 정신이 녹아 있다. 전반적으로 현대사회에서 결여된 부분이 정월대보름에는 보름달만큼이나 가득 차있다.

 요즘 사람들에게 기념일이란 어떤 의미일까? 필자는 현대에 이르러서 기념일은 평소 하지 못했던 것을 하는 계기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계기의 의미가 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오늘날 부족한 서로간의 소통과 인정을 베푸는 날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다. 정월대보름처럼 말이다. 정월대보름이 단순히 한 해가 잘되기를 기원하기만 하는 날이었다면, 그렇게 오랫동안 우리의 조상들에게 중요한날이 아니었을 것이다.

 기자가 원하는 바는 독자가 이 글을 계기로 평소 하지 않았던 일, 소통이 부족한 관계에 정을 베푸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것들을 행하기 얼마나 어려운지는 필자도 겪어 봤기에 잘 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항상 새롭게 변하려는 자세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독자들이 한 해의 시작과 함께 새로운 자세로 사람들과 소통하여 보람찬 한 해를 지내길 바란다. 필자는 정월 대보름의 행사 중 한 가지라도 한 번 해보는 것을 작은 목표로 삼고자 한다. 우리에게 새롭게 온 을미년을 의미 있는 한 해로 만들고 싶다면 본인이 먼저 작은 실천을 행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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