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당신을 위한 당신만의 교향곡
소중한 당신을 위한 당신만의 교향곡
  • 김현희 기자
  • 승인 2015.04.27 0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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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그린영화' - 꽃피는 봄이오면
 최민식 주연의 '꽃피는 봄이 오면'은 특별한 사건도, 자극적인 해프닝도 없다. 그런데도 우리의 마음을 울린다.

 영화 '꽃피는 봄이오면'은 극중 음악선생님으로 나오는 최민식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의 관계를 밀도 있게 그리며, 서로의 관계 속에서 소통하고 화해해가는 모습을 진솔하게 담아간다. 겨울은 가고 봄이 오는 것은 자연의 섭리이다. 이처럼 우리에게도 추운 겨울 뒤에는 반드시 봄이 온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영화이다. 일상에서 스쳐지나가는 것들, 잊었다 싶을때 찾아오는 것들을 다시 생각나게 하는 영화 '꽃피는 봄이오면'은 어떤 영화인지 살펴보자.

 주부교실 음악교사인 최민식은 오래된 사랑과 직장생활에서 모두 실패했다. 밤무대에서 일하는 친구의 삶을 비웃어 보지만 뾰족한 대안은 보이지 않는다. 답답함을 느끼던 강원도 중학교의 임시교사로 부임해 학생들과 전국대회를 준비한다.

 낡은 악기, 찢어진 악보, 빛바랜 트로피와 상장들이 초라한 관악부는 올해 전국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강제 해산을 하게 되는 상황에, 최민식은 아이들을 데리고 가망 없는 승부를 해야 한다. 우승을 장담할 수는 없었지만, 최민식은 아이들의 마음에서 싹트고 있는 음악에 대한 열정을 외면할 수 없기에, 더욱더 열심히 노력했다. 그렇게 이야기는 절망의 겨울에서 희망의 봄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찾아오는 마지막 장면, 최민식이 김호정(연희)와 다투곤 했던 아파트 앞 벤치로 다시 돌아온다. 그의 삶은 여전히 불투명 하지만, 분명히 전과는 달라졌다는 것을 암시한 채 영화는 끝나게 된다.

 극중 최민식의 모습을 보면 ‘어리다’는 모습으로 표현하는 것이 맞는다고 느껴질 정도로 어리다. 우리가 알고 있는 나이가 어리다는 뜻이 아닌 나이는 먹을 만큼 먹었으나 삶과 예술을 대하는 태도는 아직 어리다고 말할 수 있다. 처음 같은 음악을 하는 친구인 경수가 밤무대에서 일하는 것을 경멸한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도 자신이 좋아하거나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연인의 이야기마저 귀를 닫은 채 그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세상과의 단절을 선언하며 살아가기만 한다.

 그러나 관악반 아이들과의 만남에서 음악은, 예술은 폼을 잡는 게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며, 세상 안에 존재하는 음악의 가치를 알게 된다. 그래서 그는 아이를 위해 밤무대에서 연주하는 것을 더 이상 타락으로 여기지 않는다. 특히, 마지막장면에서 집 앞 벤치에 앉아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겠다가 전화를 하는 모습, 그 모습을 보며 관객들은 극중 인물이 조금 더 성숙했음을 알 수 있다.

 이 영화에서 가장 감명 깊은 순간이 있다면 극중 대사에서 나오는 심금을 울리는 말이다. “꿈을 이루는 게 어려우면, 꺾으시는 것보다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더 좋지 않을까요?”, 극중 인물에게 던져지는 대사지만 우리에게 라고 과연 자유로울 수 있는 대사였을까? 필자는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혹은 하고 싶은 일은 정해져 있지만 남들의 시선 혹은 능력 혹은 자의적·타의적 선택으로 꿈을 외면하고 적당한 일을 하면서 적당한 봉급을 받아가며 근근이 입에 풀칠만 하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역시 꿈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 지나지 않는다.

 당신의 삶이 고되고 외로운 건 당신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그렇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서로의 어깨를 부여잡고 서로를 위로한다고 해서 딱히 상황이 나아지지도 않는데다가 서로에게 또 하나의 짐을 부여하는 꼴이 되어버린다. 나의 외로움과 고됨을 이겨내기 위해선 타인이 아니라 내가 느끼기 전에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지금 독자는 당신의 꿈을 위해서 어떤 일까지 해봤고 그 일에서 어떤 경험을 얻었는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귀를 닫게 된다면 영원히 나만의 감옥에서 세상으로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 당신을 위한 오케스트라는 시작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지금이라도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던 꿈을 연주하는 마에스트로가 되는 것은 어떨까? 연주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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