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통죄 폐지는 ‘간통’의 폐지?
간통죄 폐지는 ‘간통’의 폐지?
  • 김현희 기자
  • 승인 2015.04.27 0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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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존엄이 붕괴되는 첫 단추!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간통죄’는 더 이상 대한민국 법에 있어서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다시 말하자면 따라 그동안 성적 자기결정권,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었던 간통죄는 형법이 제정된 1953년 이후 6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의 이와 같은 결정은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 사적 영역에 대한 공권력의 과도한 개입으로 헌법이 보장하는 행복추구권에 반(反)한다는 것이다.

 이번 간통죄 폐지 논란과 관련해 폐지에 찬성하는 세력에서는 세계적으로도 일부 이슬람 국가와 대만을 제외하고 존재 하지 않을게 간통죄 인만큼 늦었지만 없애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사실상 간통죄는 가정을 유지하기보다는 오히려 가정을 깨는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혼외정사’의 경우 개인의 자기 결정권에 해당하는 일인데 이를 법률로써 어찌하는 건 개인의 자유에 대한 억압이라는 주장이 대표적이었다.

 이에 반해 간통죄 폐지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측에서는 이는 아직까지 우리사회에 존재해야하며, 선량한 성도덕의 수호, 혼인과 가족제도 보장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혼인문제에 있어서 그나마 간통죄가 존재했기 때문에 부정과 불륜이 어느 정도 억제 됐는데, 이마저도 사라지게 된다면 가정해체는 더욱더 가속화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62년간 싸워왔던 논쟁은 얼마 전 간통죄가 폐지되면서 끝나게 되었다. 하지만, 끝났다고 해서 정말 논란이 끝나버린 것 일까? 간통죄가 폐지된 직후의 우리 사회를 다시금 들여다보자, 한 포털사이트 메인 광고에는 ‘인생은 한번뿐입니다, 바람? 피우세요!’라는 자극적인 문구의 혼외만남 사이트가 광고되고 있고 간통죄가 폐지되자마자 듀렉스를 비롯한 ‘피임상품’주가가 어마어마한 속도로 치솟았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라, 간통과 관련해 일부 종교단체에서는 이런 문제가 ‘믿음’의 부족에서 생기는 일이라며 이를 방지하자는 목적 하에 종교적 상품화를 하기까지 나섰다. 간통죄가 폐지한 뒤 우리에게 생긴 가장 첫 번째 변화는 ‘부끄러움’을 결여했다고 해도 무방했다.

 유교적 질서, 인간으로써의 도리 등의 이야기를 다 재껴두더라도 간통죄를 폐지했다는 건 인간으로써 가장 ‘인간답게’살아갈 수 있는 ‘인간’보전을 해줄 수 있는 기본적인 울타리였던 것이다. 인간이 ‘인간답게’사는 그 울타리를 손수 부숴버렸으니, 이제 인간은 지나가는 짐승과 다를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가정을 꾸려놓고도 밖으로 나가 아무 이성과 거리낌 없이 교제하는 것이 과연 인간으로써 지켜나가야 하는 덕목인가? 이와 같은 물음을 던졌을 때 “맞다”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되는 것이란 말인가.

 인간으로써의 자유는 분명 누려야하는 부분 중 하나다. 하지만, ‘인간’으로써의 자유를 누려야지 인간이 동물로써의 본능을 ‘자유’라고 칭한다면 인간사회가 왜 문명사회이며, 지성인과 교양인은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대답을 듣지 못한 채 우리는 간통죄가 폐지되는걸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손에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한 채 그저 떠나보내 버렸을 뿐이다.

 일찍이 사회학자이자 정치학자인 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는 5단계에 이르러 발전한다는 이야기를 한적이 있었다. △생리적 욕구 △안전에 대한 욕구 △소속감과 애정에 대한 욕구 △자존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 순으로 총 5개를 제시했던 매슬로우의 이야기를 주목해보자. 애정의 욕구는 인간이 신체적이고 생리적인 욕구를 모두 이룬 뒤에 존재하는 세 번째 단계이다. 하지만, 간통죄가 폐지되면서 이성과의 ‘애정’이 아니라 이성과의 ‘생리적 욕구’가 연애전선에서 주가 된다는 이야기가 되어버린 셈이다. 인간으로써 서로간의 애정이 아니라, 그저 가축이나 동물과 같은 ‘생리적 현상의 해결’정도의 수준으로 인간의 존엄성이 떨어져 버린 것이다. 인간으로써의 존엄을 지키지 못한 창피한 일이다.

 부끄러움을 잊어가는 사회라는 말이 있다. 인기 방송에 출현해서 ‘혼인을 세 번해서 배다른 자식이 3명씩 있다고, 다들 사이가 안 좋다’는 이야기부터 ‘여자는 초장에 잡아야 결혼생활이 편해진다’는 이야기까지 점차 우리 생활에서의 ‘인간’으로의 존립에 위기가 오고 있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보면서, 간통죄 폐지가 단순히 ‘간통’의 처벌에 있어서의 폐지가 아님을 다시금 알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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