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협상
마라톤협상
  • 성수진 기자
  • 승인 2015.09.0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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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 상에서 한참 떠돌고 있는 ‘마라톤협상’ 한번쯤은 보았을 것이다. 이는 쉬지 아니하고 장시간에 걸쳐 벌이는 협상을 의미한다.

 ▲ 지난 4일. 경기도 파주시 1사단 소속 GP 수색대원들이 수색을 나갔다가 아군 GP를 잇는 철책의 통문 근처에 매설된 지뢰를 밟아 폭발했다. 작전에 투입된 수색대원 8명 중 2명이 신체의 일부를 잃는 큰 부상을 입었다. 군은 이들이 아군 지뢰를 밟은 것인지 적 지뢰를 밟은 것인지에 대한 조사에 나섰으며, ‘폭발 지뢰의 파편이 북한이 보유한 목함지뢰와 일치한다.’는 조사결과를 내린 것으로 북한군이 우리 군의 경계망을 뚫고 목함지뢰를 매설하고 돌아갔다는 얘기로 ‘남북 간 불가침 합의’를 정면 위반한 것이라고 보고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 이후 ‘독한 대가’는 바로 현실화 되었고 군은 DMZ 11곳에 설치된 대북 심리전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지만 북한은 닷새간 침묵을 유지하였고 첫 반응을 보인 것은 지난 15일, ‘공개경고장’을 통해 “대북심리전 방송재개는 북남 군사적 합의에 대한 노골적인 파기행위다. 방송을 즉시 중지하고 모든 심리전 수단을 모조리 철거하는 조치를 취하라”며 “불응하는 경우 모든 대북심리전 수단들을 초토화해버리겠다”고 위협했다.

 ▲ 서로 도발 위협을 최고조로 올린 채 북한은 대화카드를 내밀며, 전형적인 ‘화전양면’ 전술을 보였다. 북측은 21일 당 비서 명의의 통지문을 통해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의 접촉을 제안했으며, 두 차례 수정제안이 오고간 끝에 양측은 ‘2+2 고위급접촉’을 성사시켰고, 22일부터 끝이 보이지 않는 길고 긴 마라톤협상에 들어갔다.

 ▲ 숨 막혔던 무박 4일, 43시간 이상 진행된 남북 고위급 접촉은 한 편의 반전 드라마로 일촉즉발의 군사위기를 대화와 협상의 장으로 바꾼 장면이었다. 그 결과 합의에 따라 북한은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준전시상태를 해제하기로 하였으며, 우리 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다는 조건으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북한의 잇단 도발로 최고조에 달했던 군사적 긴장 상태가 해소됐다.

 ▲ 비로써 고위급 접촉으로 위기일발의 사태가 극적타결은 됐지만 남북 당국 간 신뢰가 바닥난 상태라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하므로 앞으로 있을 당국회담과 이산상봉 등 각종 남북 간 대화와 행사를 통해 신뢰를 쌓고 교류를 확장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이며, 남북 간 합의사항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향후 당국회담을 통해 의미 있는 추가 합의가 나올 것인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며, 유감이 아닌 더 분명한 북한의 해명과 사과를 촉구하는 한편 앞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해 철저한 대비 체제를 구축함이 필요하다.

 ▲ 또한 대북 관계에서도 좀 더 획기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이며, 원칙은 지키되 전략적인 유연성을 갖고 북한을 대함으로써 꽉 막힌 대화의 물꼬를 조금 이나마 틀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끊어진 신뢰의 끈을 연결하는 것은 남북의 긴장을 완화하고 분단을 극복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이번 사건을 통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남북관계가 정립되기를 국가의 국민으로써 기대한다. 분단과 분열의 씨앗이 된 안타까운 역사를 가진 작지만 강한 한반도. 과연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의미 없는 기 싸움이 끝나는 날이 조금씩 가까워 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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