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악함의 원료가 미의 상징이 되기까지
추악함의 원료가 미의 상징이 되기까지
  • 김현희 기자
  • 승인 2015.09.01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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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큐어의 탄생
 손은 사람의 인생을 드러낸다고 한다. 거친 정도에 따라, 그 모양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생을 솔직하게 그려낸다는 손. 하지만, 우리의 손에서 유일하게 내 마음대로 내 뜻대로 꾸며낼 수 있는 부위가 있다. 바로 손톱이다. 많은 여성들 뿐 아니라 요즘은 남성들에게 까지 손톱은 자신만의 방법과 개성으로 색다른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방법 중의 하나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유행하는 매니큐어(manicure)와 페디큐어(pedicure)는 어김없이 우리 곁을 매번 찾아온다. 특히, 매니큐어 애호가들은 여름 시즌에 맞춰, 형형색색의 매니큐어를 구입한다. 최근 네일아트가 인기를 끌면서 매니큐어를 한 사람들이 계속해서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사실 외에도 매니큐어에 대해 과연 얼마나 알고 쓰는 것일까?

 매니큐어는 근대 이전까지는 ‘권력’의 상징이었다. 인류는 기원전 3천년부터, 이집트와 중국에서 손톱을
가꾸기 시작했다. 높은 신분일수록 더욱 짙은 색으로 염색하여 손톱 색깔만 봐도 각각 어떤 신분의 사람인지 구별할 수 있었다. 그 당시 중국에서는 벌꿀과 계란 흰자위, 아라비아산 고무나무에서 얻어진 원료를 사용하여 현재의 애나멜에 해당하는 액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리스 로마시대, 르네상스 시대를 지나며 15세기 이후부터는 권력의 상징에서 더 확장되어 ‘사치와 쾌락’으로 까지 이어졌다. 군지휘관들은 전쟁터에 나가기 전 입술 색과 같은 색으로 손톱을 칠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반면, 중국 명나라 시대의 왕조들은 매니큐어로 여전히 상류층이라는 자신의 신분을 과시하면서도 미적인 감각을 빼 놓지 않았다.

 이번에는 매니큐어의 주성분에 대해 알아보자. 손톱과 발톱을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바르는 매니큐어가 폭약의 주 원료인 ‘니트로셀룰로오스’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매니큐어는 니트로셀룰로오스나 비닐계 합성수지로 만든 염로 화합물을 초산에스테르, 케톤, 아세톤, 알코올과 같은 유기 용매에 녹인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매니큐어를 바르면 유기 용매는 공중으로 날아가고 염료인 화합물만 손톱에 남게 된다. 염료 화합물은 손톱이나 발톱 위에 일종의 플라스틱 필름을 만드는데, 이 필름은 딱딱하게 굳어 물로 씻어내도 지워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매니큐어 속 염료 화합물이 무기 용매인 물에는 녹지 않고 유기 용매에만 녹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니큐어를 지울 때는 유기 용매를 써야 한다. 유기용매 중에서도 주로 아세톤을 이용하는데, 아세톤이 벤젠, 톨루엔, 크실렌 등의 다른 유기 용매보다 인체에 덜 해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세톤과 같은 유기 용매는 손톱, 발톱 표면의 지질 성분도 녹여 없애기 때문에 매니큐어를 자주 사용하면, 손톱, 발톱의 표면이 상할 수도 있다. 지금은 손톱을 지우거나, 표면에 끈끈이를 없애는데 주로 사용하지만, 아세톤은 제 1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주역 이였다고 한다. 아세톤은 미미한 분량이었지만 폭약의 주요성분을 잘 녹이기 때문에, 연합군은 아세톤을 대량 제조하는 방법을 연구했고, 훗날 이스라엘의 초대 대통령이 된 하임 바이츠만이 이를 알아내 제 1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스라엘 공화국 건설의 아버지’로 불리는 하임 바이츠만은 아세톤 대량 생산의 공로를 인정받으며 승전국으로부터 이스라엘 건설을 위한 지원을 얻어 내었다고 한다. ‘폭약성분’이라고 하면 매우 위험하며, 실생활에서는 접할 수 없을 것처럼 느껴지지만, 니트로셀룰로오스와 아세톤은 매니큐어를 바르고 지울 때 사용되며 다이너마이트의 주성분인 니트로글리세린은 오늘날 응급약으로 쓰이고 있다. 전쟁에서 수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가던 공포의 다이너마이트를 만드는 주원료가 사람을 구하는데 쓰인다니, 아이러니한 일이다.

 같은 물질이라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사람을 구하기도, 죽이기도 하니 그 선택은 우리들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제품의 성분을 알고 사용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한번쯤은 내가 사용하는 제품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매니큐어는 옛날보다 더 많이 발전했고 더 많이 대중화 되었다. 인체에 해로운 것들을 없애도록 노력했고, 더 많은 색들로 여성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여성들의 손톱에는 매니큐어의 나쁜 성분들로 인한 적신호가 드리우고 있다. 좋은 것도 지나치면 독이 된다. ‘아름다움을 모르는 사람은 인생의 절반밖에 모른다’고 했던가. 매니큐어를 제대로 알고 사용 했을때, 나의 건강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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