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무엇이 불만인가요?
어서 오세요, 무엇이 불만인가요?
  • 김현희 기자
  • 승인 2015.09.01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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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문장은 국내 유명 소설가가 SNS에 기제한 글이다. <요즘은 커피숍에 가서도 핸드 드립은 사양하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무슨 커피로 드릴까요”라 물으면 어깃장을 부리는 기분으로 “종점다방 미스킴이 배달하는 믹스커피”라 퉁명스럽게 대답합니다>. 평소 자신을 SNS논객라고 칭하며, 저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어내리라 쓴 이야기였을 것이다. 해당 내용은 아르바이트하는 하는 학생에게 표하는 최악의 갑질이자, 여성을 단순한 ‘성상품’의 대상으로만 보는 그런 일을 ‘공감’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구걸하고 있었다. 지금의 노동환경은 미쳤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미쳐있었다.

 “손님은 왕인거 몰라?”, “넌 닥치고 시키는 것만 하면 되는 거야”등 지금 보여진 문장들은 지난 봄, 필자가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을 당시 반가워야만 하는 ‘손님’이라는 이름으로 무장한, 한 아주머니로부터 들은 소리다. 화려한 악세서리에 진한 립스틱을 바르고 지독한 화장품 냄새를 풍기던 여자는 카드를 던지며 음료를 주문했다. 자리에 앉아있던지 30여분정도가 흐르자, 카운터에 ‘기저귀’를 두 개 던지고 갔다. “어우 뭐야 뭐 이런 게 다있어?”라고 생각하고 있는가? 이런 일은 우리 주변에서 흔치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을 ‘감정 노동자’라고 표하지만, 이미 ‘감정’을 무시당하는 노동에 사람도 미래도 없었다.

 최근 국내 건축계의 대표기업중 하나인 ‘포스코’에서 한 임원이 승무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나며, 감정노동자들의 고충이 주목을 받고 있다. 언제든 붉어질 수 있는 문제인 사람과 사람사이의 문제에서 우리는 왜 유독 더 관심을 기울여야하는 부분일까? 그 이유는 우리에게 대다수로 깔려있는 생각 중 하나인 ‘저 사람은 나보다 하급의 일을 하는 사람이야’라고 멋대로 정의해버리는 ‘무시’가 은연중에 혹은 대놓고 나오기 때문이다.

 감정노동은 실제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는 무관하게 직무를 행해야 하는 감정적인 노동을 말하며, △은행원 △승무원 △전화상담원뿐 아니라 사람을 상대하는 모든 직업군이 감정노동자에 속한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억누른 채 고객을 응대하다 보니 감정적 부조화를 초래하게 되고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를 적절히 해소 시키지 못하면, 정신적인 스트레스, 우울증 심지어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 하나의 사회문제이자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금이 되어버릴 수 있는 부분인 것이다.

 한편, 한 가지 다행인 부분은 앞서 이야기 한 부분처럼 서비스 제공자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인격을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는 점에 대해 사회적 공감하고 있고 이런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부분이다. 국내 서비스산업이 처음 도입되면서 “무엇이든 도와드리겠습니다”라며 무조건 반사로 나오는 밝은 미소를 강요했고, ‘고객중심주의’, ‘고객제안주의’를 표방하며 근로자들에게 사과를 강요하거나 일단 참을 것을 요구하는 기업 내 분위기가 지금의 상황을 만들어 냈다. 즉,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돈과 권력이고,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만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 돈과 권력이 없는 사회적 약자들은, ‘무시해도 되는 사람’, ‘만만하게 봐도 되는 사람’으로 전락한 것이다.

 유럽의 경우에는 직무 스트레스를 제조업과 서비스업에 광범위하게 적용해서 산업재해의 범위를 사고 중심에서 질병중심으로 확대하고 있고, 유럽연합에서는 2000년부터 직장에서 받는 직무 스트레스를 차별행위라고 간주하여 법을 통해 이를 처벌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직무 스트레스를 산업재해로 인정하지 않고 있고, 처벌할 수 있는 법안 또한 마련되지 않아 감정노동자들은 어떠한 보호도 없이 방치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오늘도 정부와 통계청에서는 언론과 함께 손을 잡고 ‘국민소득 2만불 시대!’, ‘세계로 뻗어가는 한국이 자랑스럽지 않습니까?!’라고 하지만 아직 국내 서비스산업에 대한 인식과 발전은 걸음마조차 때지 못해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실정이다. ‘도덕심’을 들먹이며 사람을 마음대로 평가하고, 폭군이 되었던 정치가를 보며 ‘미친놈’이라 단정하면서 정작 사람들은 그들의 행보보다 더 악독한 짓을 하면서도 죄책감 하나 느끼지 못한다. 퇴근하면 똑같은 옆집 사람이고 지나가던 사람인데, 왜 그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느냐 묻는다면 “내가 손님인데 뭘?!”을 반복한다. 답이 안 나오는 현실이다.

 아직 겨울이 오지도 않았는데, 깊은 한숨이 차갑기만 하다. 입구서부터 욕을 하면서 들어오는 저 손님은 내게 무슨 악감정이 저리도 많은 것일까. 가슴속 뜨거운 열정에는 ‘열정페이’로 누구보다 따뜻했던 미소에는 ‘갑질’로 맞기만 해야하는 지금의 혼돈에서 어디에 서있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저 ‘행복하자,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음~’만을 머릿속에서 중얼거리며, 오늘도 저 욕을 받아내야만 할 것 같다. 아직 세상은 변하지 않았기에, “어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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