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 ‘맘충’을 아시나요?
신조어 ‘맘충’을 아시나요?
  • 성수진 기자
  • 승인 2015.10.13 1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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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레들의 시대로 각종 ‘OO이 한국사회를 떠돌고 있다. 종류는 각양각색 일베충’, ‘설명충’, ‘진지충등의 신조어로 단어들 끝에 붙인 은 한자 벌레 충()에서 나온 말로 단어 끝에 붙어 대상에 대한 비하와 조롱, 나아가 혐오의 뜻을 드러낸다.

맘충또한 말도 엄마를 뜻하는 자를 붙여 아이를 핑계로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몰상식한 행동을 하는 엄마들에 대한 혐오를 내포한다.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정확한 연원은 모르겠지만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실시간 채팅창에서 활발히 사용되면서 더욱 퍼지기 시작했으며, 방영 초기 요리연구가 백종원의 채팅방은 그의 요리비법과 재치 있는 입담이 인기를 끌면서 20대 시청자들을 넘어서 아이 엄마들까지 끌어 모았다. 그러나 ○○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몇몇 아이 엄마들이 방송 중간 중간 장난을 치거나 우리 아이의 이름을 불러 달라고 끊임없이 요청하는 등 방송의 재미에 물 흐리는 행동을 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방송의 흐름을 끊고 재미없는 말을 하는 아이 엄마들을 조롱하며 맘충이라고 불렀다.

이후 재미로 불려진 맘충은 최근에는 더 진화되어 아이를 버릇없이 키우는 일부 '무개념' 엄마를 가리키는 말로써 카페나 음식점 등 공공장소에서 아이들이 소란을 피워도 제지하지 않거나, 다른 사람이 주의를 주면 되레 화를 내는 등 주위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사례 대한 혐오와 경멸의 단어로 점차 퍼지게 되었고 이후 맘충이라는 말이 유행할 만큼 인터넷상에는 이와 관련한 목격담과 비난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더 나아가 맘충이라는 말은 온라인에서 고의적, 상습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블랙컨슈머와 비슷한 의미로 쓰이기도 하는데 물건이나 가게에 대해 악평을 남기고 채팅창이나 커뮤니티에 일부러 분쟁을 조장하는 등의 행위를 일삼는 경우를 일컫으며, '○○' '△△엄마' 같은 아이디나 게시 글을 통해 자녀를 가진 부모라는 사실을 내세워 본인의 의견을 다른 부모들에게 호소하려고 한다.

맘충이라는 신조어가 널리 퍼지게 되며, 무고한 아이 엄마들까지 조롱의 대상이 됐다. 어느 인터넷 카페에서 한 엄마는 아이와 함께 길을 가는데 초등학생 무리가 자신을 맘충이라 불렀다맘충이 무슨 뜻인 줄 아냐고 물었더니 도망갔다고 호소했다. 단순히 인터넷 신조어라고 생각되던 맘충이라는 말이 아무 잘못도 없는 엄마들에게까지 상처를 주고 있는 큰 문제이다.

이는 더 나아가 여성 비하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남성의 경제력에 지나치게 의존하려는 '김치녀', 경제적 능력에 비해 사치를 즐기는 '된장녀' 같은 말들이 유행한 적이 있으며, 이젠 모성에도 여성 혐오 코드가 등장한 셈이다. 물론 아이를 버릇없이 키우는 것은 부모의 책임이 크고 또 많은 가정에서 여전히 아빠 보다는 엄마들이 육아를 맡는 현실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물론 몰상식한 행동을 하는 부모는 분명 문제가 있고 비판받아야 마땅하며, 한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세상의 중심을 자신과 자신의 아이로 생각하고 하는 행동은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결과를 초래했기에 일어난 상황이기에 무개념 행동을 한 부모들은 본인의 행동을 돌아보고 자신들이 받은 비판을 통해 잘못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사람을 벌레에 비유하면서 까지 남을 배려할 여유를 잃은 각박해진 사회에서 사람들의 분노가 잘못된 방법으로 표출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며, 이기적이고 매너 없는 행동을 하는 이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어디에나 있기에 일부의 잘못된 행동을 빌미로 특정 집단 전체를 비난하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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