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특별한 아르바이트 -농촌진흥청 답작과 -
나의 특별한 아르바이트 -농촌진흥청 답작과 -
  • 김익중(지리교육·1)
  • 승인 2010.11.23 1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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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여름, 보람찬 방학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알아보던 중에 집 주변에 위치한 농촌진흥청의 구인 소식을 듣게 되었다. 국가에서 주관하고 방학동안만 근무할 직원을 구한다는 소식에 필자에게 딱 맞는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곧바로 이력서를 내고 간단한 면접을 거쳐 2달간의 근무 계약서를 작성한 후 일을 시작했다.


농촌진흥청 아르바이트는 계약직 공무원이기 때문에 주 5일만 출근하면 토요일에는 출근하지 않아도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고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6시에 정시퇴근을 한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일이 무작위로 배정이 되고 다른 일과 병행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필자는 농촌진흥청의 다양한 분과 중에서도 식량작물과학원에 속해 있는 답작과에서 근무했다. 여기는 주로 농작물을 조사하고 연구하는 곳이다. 답작과는 다시 여러 부서들로 나뉘는데, 그 중에서도 벼를 키우면서 여러 종류의 벼의 생육을 조사하는 재배 생리실에서 일을 담당했다.


근무를 시작한 첫날부터 물장화, 앞치마, 고무장갑, 썬캡 등으로 완전 무장을 하고 논에 들어가 벼를 조사했다. 장시간동안 허리를 숙여야 하는 고된 일인지라 아르바이트 초기에는 이 일을 잠시 후회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동료들과 즐겁게 일하면서 차츰차츰 사라졌다.


처음 재배 생리실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는 벼의 키가 30cm 정도에 불과했다. 이때는 한창 벼가 한줄기에서 여러 줄기로 분화되는 시기인 분월기였기 때문에 주로 2개 이상의 잎이 난 줄기의 수를 조사하는 ‘경수 조사’와 지상에서부터 벼의 길이를 재는 ‘초장 조사’를 했다. 주로 이틀에 한번 꼴로 조사를 했는데 조사범위가 하루에 한 반복(조사를 하는 기준)당 14포기씩 한 품종에 4반복씩 해서 30품종 이상 되기 때문에 일이 손에 익지 않은 초기엔 하루 종일 해야 겨우 끝나곤 했다. 설상가상으로 첫 주에 15개도 되지 않던 경수가 며칠 사이에 30개 정도로 늘어났는데 이때는 일이 손에 익기 시작해서 오히려 일을 끝내는 시간이 점점 더 빨라졌다.


아르바이트 마지막 무렵에는 논에서 거의 다 자란 벼 샘플을 베어오는 일을 했는데 처음에는 낫질이 익숙하지 않아서 다칠 뻔도 했고 작업이 더디게 진행됐다. 다행히 논을 관리하는 할아버지께서 낫질 요령을 알려주셔서 처음보다 수월하게 일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2달의 계약 기간이 만료된 요즘, 방학 때 이곳에서 일을 한 것이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일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농활에서는 얻지 못하는 여러 가지 농경지식들을 많이 얻게 되었다. 또한 농업 종사자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지게 되었다. 필자에게 이번 아르바이트는 어떠한 일이나 직업에 대해 편견을 가지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힘든 일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면 덜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특별한 농촌 진흥청 아르바이트는 나에게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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