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옛말이 있다. 다른 사람이 잘되는 것을 시기하거나 질투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써, 흔히 주변에 누군가가 잘되면 “어머~ 얘 정말 다행이다”라고 밝은 얼굴로 축하해주고는 뒤돌아서면 차가운 얼굴로 “별 웃기지도 않네 진짜”는 식의 태도로 일관하는 현대인을 대변하는 최고의 옛말이 아닐까 는 생각을 해본다.
내가 알고 있는 혹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지만 학점이 좋다는 이유로, 소득이 많다는 이유로, 단지 잘나간다는 이유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상에서 절대 하지 말아야할 인신공격을 하는가 하면, 심지어 “저 사람은 요즘 잘나가는데, 세무조사라도 먹여야 하는 거 아니야?”라며 세금을 잘 내고 있는 사람을 한순간에 언론의 공격 대상으로 지목하려 들기도 한다. 아무리 먹고살기 힘들기를 넘어서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라지만, 공격만을 하는 사람이 어떻게 ‘사람’사는 세상에서 살아남을지 의문만을 남기는 시점이다.
필자는 요즘 사람들의 한없이 공격적인 마음에 심지어 ‘내가 어려우니까 너도 어려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가?’라는 위험한 생각을 해본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비단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너무나 공격적이고 양극화되어있는 사람들을 보면 우리는 어찌 여기가 사람 사는 세상이라 볼 수 있는가? SNS에서 아이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정의 사진에 “그 아이는 남편 분 아이가 맞나요?”라는 끔찍한 댓글을 다는가 하면, 남몰래 투병을 했다는 친구의 소식에 “그냥 죽었으면 모두가 편했을건데”라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올리고 그 아래에 ‘좋아요’나 “ㅋㅋㅋㅋ”를 붙이는 정신 나간 풍경이 연속되고 있다. 사람으로의 길을 포기하면 혼돈이 열린다고 하는데, 그게 필자는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벌써 아연실색 하면서 혐오감을 느끼기에는 아직 이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성별 간에는 남성 우월을 강조하는 일부 단체와 여성 우월을 강조하는 일부 단체의 싸움으로 단지 ‘성평등’을 논하던 이야기는 변질되어 성별간의 억압과 울화를 폭력으로 해결하고 있으며, 세대 간에는 정치적, 사회적 이념과 소득차이에 격이 너무나 벌어져 그 감정싸움이 격해지고 있다. 지금 필자가 이야기하는 내용 이외에도 독자가 짐작하고 있는 우리 주변의 그 의미가 변질되어 일어나는 폭력과 더불어 의미 없는 공격성을 비치는 것들을 생각해 보아라. 이 이상의 예를 들어주지 않아도 우리 사회가 얼마나 혼돈에 빠져있는지는 금발 알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더 큰 문제는 지금의 현실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에는 그 어떤 발걸음조차 뗄 수 없는 암담한 상황이라는 부분이다. 쌀값안정과 국정교과서 반대를 위해 거리로 나왔던 시민들을 ‘테러범’으로 규정하며 무차별 공격을 퍼부어대는 공권력과 언론은 사태를 본질에서 ‘왜’그랬는지를 보려하지 않고 자신들의 입에 맞게 요리하고 있으며, 단 하나의 사태에도 해결보다는 진보와 보수를 애써 나누어 싸움을 붙이려고만 든다. 충분히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부분에서도 ‘폭력’으로의 해결이 우선이라 생각하는 지금의 시대에서 사람들이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세태는 어찌 보면 당연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방금 전 문단과 함께 다시금 곱씹어본다.
자신의 모습을 다시금 돌이켜보자. 당신이 그토록 원하는 인생은 당신의 인생에 행복이 남기를 바라는 것이다. 자신의 행동을 다시금 돌이켜보자. 누구로부터의 공격에 두려워하면서도 자신 역시 날선 공격을 하려하는 본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나의 행복이 지속되길 원한다면 적어도 타인의 행복을 빼앗는 게 안 된다는 가장 기본적인 윤리를 잊어버린 것 같아 이렇게 다시금 강조해본다. 당신은 행복해야할 이 나라의 국민이지, 정부와 언론의 폭력에 길들여져 투기장으로 향하는 투기견이 아니다. 생채기가 가득한 영혼이지만, 당신의 마음에서 폭력을 내려줬으면 한다. 잠깐의 미소가 이 세상의 빛이 될 수 있고 당신 역시 그 시작을 할리는 메시아일 수 있다. 당신은 그런 위대한 존재가 될 수 있다. 하찮지 않고 귀찮지 않으며, 당신만의 인생을 산다면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아도 되는 그런 사람이다. 싸우지 말고 일어나 눈물을 닦았으면 한다.
당신의 주변에 부는 바람이 한없이 차가워졌음을 느낄 것이다. 계절과 더불어 마음까지 시려질 필요는 없다. 내가 느끼는 피부의 감촉이 차갑다는 건 그 누구보다 아직 따뜻한 마음과 뜨거운 열정이 불타오른다는 것이다. 이제 그 감정을 나를 위해, 그리고 남을 생각하며 따스하게만 써줬으면 한다. 사촌이 땅을 사도 진심으로 미소지어줄 수 있는 당신의 모습을 그리며, 오늘도 뛰어나는 당신의 심장이 더 차가워지지 않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