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집회장에서 만난 한 교사의 이야기
노조집회장에서 만난 한 교사의 이야기
  • 김소희 기자
  • 승인 2011.01.27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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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청주대 대학 본관 앞에서는 어김없이 대학의 ‘밀실 행정’을 규탄하는 집회가 진행됐다.
현재 청주대 직원노조는 대학 측과 ‘조합원 가입범위와 임금인상’ 등에서 마찰을 겪고 있다. 그리고 학생 1인당 교육비 투자는 전국 161위인데 반해 과도하게 등록금을 인상하는 대학행정의 모순과 총장의 독단적인 대학운영을 규탄하기 위해 매주 집회를 열고 있다.

▲ 민노당 정치활동을 한 혐의로 징계를 받은 허건행 해임교사는 지난 14일 청주대 대학 본관에서 진행된 청주대 직원노조 집회에 참석했다


기자가 캠퍼스를 찾았을 때 청주대에는 입구부터 학교의 밀실 행정을 규탄하는 내용을 담은 붉은색 현수막이 걸려있었고 대학 본관 근처에는 연대하는 타 대학 직원노조의 깃발이 흩날리고 있었다. 집회가 시작되는 시간 정오 12시, 청대 대학 본관 앞은 민주노총, 타 대학 직원 노조 등 50여명이 넘는 사람들로 가득 메워졌다. 그들 중 허건행 교사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교단에 서 있어야 할 그가 지금 왜 을씨년스런 집회현장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을까?


허 교사는 지난달 3일자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으로 민주노동당에 가입해 당비를 냈다는 이유로 해직되었다.
허 교사는 해임 통보를 받은 후 며칠이 지나고서야 딸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고 한다.


『“딸아, 아빠가 곧 학교를 그만둘 것 같다. 그래도 항상 용기 잃지 말고 당당해라.”
그 말을 듣자마자 중학교 2학년인 내 딸은 참아왔던 눈물을 왈칵 터트렸다. 딸은 이미 인터넷으로 아빠의 소식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고 한다. 딸이 눈물을 쏟으니 내 눈가에도 눈물이 고였다.』


그렇다면 허 교사가 학교를 그만두게 된 이유는 진정 무엇일까. 단지 정치활동을 한 이유였을까? MB정부는 일찍부터 일제고사 등 정부의 교육정책에 반대하는 전교조의 활동을 좋게 보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전교조의 시국선언’ 이후로는 전교조를 눈에 띄게 탄압하기 시작했다. 검찰은 전교조 본부를 압수수색 했고 6월 1일에는 교과부가 전국 전교조 교원의 직위를 해제하라는 명령을 각 교육청에 내렸다. 지방선거가 끝난 후 잠잠해지나 싶더니 10월 29일, 민노당에 가입한 전교조 소속 교사들을 대상으로 징계위원회가 9개 교육청에서 일제히 열렸고 그 결과 전국의 징계 대상 교사 134명 중 30명(해임 8명 정직 22명)이 중징계를 받았다.


9개의 교육청 중에서도 특히 충청북도 교육청은 전국의 시․도교육청 중 가장 많은 수치인 8명의 교사에게 중징계(해임 2명 정직 8명)를 내렸다. 그러나 이번 징계는 각 교육감의 정치 성향에 따라 징계수위도 달랐고 한나라당 당비를 납부한 교원은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기자를 학교 근처까지 바래다주며 그는 “얼마 전에 단양고등학교에 간 적이 있었다”며 “오랜만에 학생들을 만나서 손을 꼭 부여잡고 이야기를 나누니 또다시 학생들이 그리워지더라”고 말을 이었다.


허 교사는 교사를 꿈꾸는 우리 대학 학우들에게 “요즘 토익, 자격증 등 스펙을 쌓는데 치중하는데 이는 자본주의 상품으로서 가치를 높이는 것에 불과하다”며 “아이들은 우주와 같기 때문에 교사는 전체를 조망하며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아직 그만 둔 지 한 달밖에 안됐는데…. (허허)” 그 이야기를 들으니 학교에 돌아가지 못하는 해직 교사의 슬픔이 전해졌다.

*허건행 선생님은 내달에 진행될 교원소청심사 준비 중에 있다. 최근에는 충북 전교조 사무실에서 일을 돕고 있으며 충북지부 전교조 수석부지부장 연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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