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 김선미 기자
  • 승인 2011.01.2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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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호 감독 인터뷰-

 

지난 8일 저녁 7시 미래창조관 세미나실에서 ‘감독과 함께하는 독립영화 상영회’가 열렸다. 장편독립영화 <은하해방전선>으로 유명한 윤성호 감독의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가 상영되었고 상영 이후 감독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이에 본사에서는 윤성호 감독을 만나 최근 관객과의 소통을 늘려가며 주목받고 있는 독립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편집자 주>


Q. 독립영화를 직접 제작하는 감독으로서 ‘독립영화’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영화가 있고 그 부분집합으로 상업영화가 있다. 그 너머의 더 큰 영역, 즉, 영화 자체의 감흥이 우선순위인 원소들을 일컬어 독립영화라 부른다. 그러니까 독립영화는 그냥 영화와는 다른 그 무엇이 아니라 ‘그냥 영화’ 아니 ‘진짜 영화’다. 결국 영화는 그냥 영화라는 얘기다. 다만, ‘영화’ 앞에 ‘독립’이라는 라벨을 굳이 붙이려는 움직임은 자본의 필터를 최대한 피하면서 현실의 다양성과 결합하기 위한 튼튼한 매개일 뿐이다.

Q. 개인적으로 독립영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된, 그 중에서도 '독립영화'라는 방식에 애정과 시간을 보내게 된 계기는 2001년, 대학 졸업반 때 친구들과 졸업 기념으로 <삼천포 가는 길>이라는 단편 영화를 찍게 됐을 때다. ‘우리는 왜 여자 친구가 없을까’ 라는 질문을 인터뷰해 편집한 이 작품은 당시 여러 비디오 페스티벌이나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 졸업 후 취직할 생각이었지만 뜻하지 않은 관객의 반응으로 영화계에 종사하게 됐다.

Q.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는 영화를 인터넷에 무료 배포했다고 들었다. 그 이유는?
상업적인 요소가 없고 대규모의 자본이 투입되지 않으면 관객에게 보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인터넷이라는 공간적 특성을 이용하면 수많은 관객들에게 작품을 보여줄 수가 있다. 전공자가 만든 영상이 1000명 이상의 관객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요즘, 비전공자(일반인)의 UCC 조회 수는 10만 명을 훨씬 뛰어 넘기도 한다. 따라서 전통적인 유통구조만을 따라 갈 것이 아니라 다른 경로를 탐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Q. 독립영화는 지금까지 관객과 소통이 어려웠는데 어떤 방법으로 이를 타계할 수 있을까?
일단 지금까지 관객과의 소통이 어려웠다는 질문의 전제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영화와 영화산업의 역사 자체가 길지 않고 따라서 독립영화의 역사도 길지 않다. 게다가 독재정권 등의 시절을 겪으며 그 영역 자체를 허락받지 않았던 것에 비해서는 많은 이들이 독립영화의 4음절(△워낭소리 △똥파리 △우리학교 △송환)을 알고 있다.
그보다 훨씬 흥행하지 못한 내 영화도 알아주는 분들이 예상보다 많은 것을 보면 어쩌면 독립영화는 나름 착실하게 관객과의 소통과 교류하며 성장하고 있었던 셈이다. 일단 요즘은 독립영화 뿐만 아니라 영화 시장 전체가 좀 힘들어졌고, 그 와중에 약자에 해당하는 독립영화의 유통이 더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 이를 타계하기 위해선 ‘미디어 풍경’ 자체가 변하는 시점에서 꼭 극장개봉용 장편영화만을 고집하진 않아야겠단 생각으로 기회비용이 넘치지 않는 정도에서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

Q.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계속 하게 되는 독립영화만의 매력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연애는 계속 하게 된다. 데이트 비용이 없거나, 취직이나 공부가 더 급하거나, 함께 할 공간이나 시간의 여유가 부족하더라도 어떻게든 좋아하는 사람과 데이트를 하고 예쁜 꿈들을 꾸고, 싸우고, 화해하며 사연들을 쌓아가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Q. 감독님이 생각하는 좋은 영화는?
영화도 대형 마트처럼 유통되는 요즘, 그렇게 유통되는 상업 영화도 나름의 가치가 있다. 나는 시간이 걸리는 영화, 나와 인연이 되는 영화, 시간이 지나야 가치가 드러나는 영화가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영화가 ‘좋다’ 혹은 ‘나쁘다’고 평가할 때는 영화를 본 직후, 곧바로 판단하지 말고 더 오래 두고 봐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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