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박]헌법 제34조 1항
[맥박]헌법 제34조 1항
  • 정초선 본사 제 39기 편집국장
  • 승인 2011.03.2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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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유력한 대선 후보자로 꼽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한국형 복지를 내세운 ‘사회보장기본법 전부개정안’을 발의했다. 박 전 대표의 모습은 여태껏 여당이 취해왔던 행보와는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성장률 7%,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강국을 이루겠다(일명 747)는 공약을 내세웠다. 또한 2008년 총선 때도 여당은 뉴타운 공약을 내세워 ‘성장’이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그러나 무상급식에서 시작된 복지 논란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자 여당 공주님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다음 대선을 준비하는 박 전 대표에게도 복지 문제는 무시하지 못할 정도의 무게로 다가간 것이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인간답게’ 살지 못하는 서민은 뒤돌아보지 않았다. 오직 경제성장이라는 앞만 보고 달려왔다. 이러한 국가에서 서민은 울분과 설움을 꾹 참고 견뎠다. 경제성장이 되고 나면 그 후에 반드시 보상받으리라는, 혹은 나라가 잘살면 우리네들도 잘살게 되리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 믿음은 양극화가 날로 심해지면서 금이 가기 시작했다. 국민들은 정부에 대한 불신을 모아 ‘복지’라는 화두를 진지하게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2010년 지방선거 때 국민들은 무상급식을 내세운 야당에게 적지 않은 표를 던짐으로써 생각을 실천에 옮겼다. 국민들의 정치의식이 빛을 발한 것이다.


때마침 시작된 박 전 대표의 복지 행보는 그동안 야당의 전유물이었던 ‘복지’를 국민의 뜻에 따라 2012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의 정책경쟁 판 정중앙으로 끌어들였다는 데서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안으로는 이명박 정부를 등에 업은 이재오 특임 장관의 개헌론을, 밖으로는 야당 중 최고당인 민주당이 내걸고 있는 보편적 복지론을 겨냥한 정치적 술책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일부 보수 언론에서 박 전 대표의 한국형 복지론은 ‘복지국가 완성’으로, 민주당의 창조적 복지론은 ‘복지 포퓰리즘(대중을 빙자한 엉터리 이데올로기)’으로 깎아내리는 행태를 보면 걱정이 현실이 되는 것은 아닐지 두렵기까지 하다.


헌법 제34조 1항은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고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정치의식이 성장한 국민들도 진정으로 ‘인간다운 생활’을 원하고 있다. 때문에 복지 관련법 제·개정은 국민에게 그저 보여주기 식의 거짓된 것이어서는 안 된다. 복지는 국민들을 보다 인간답게 살도록 하는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여야 모두 대선을 겨냥해 정책을 내놓기 보다는 복지확대에 따른 재원확보 방안이나 정책의 세부적인 내용 등을 국회 내에서 진지하게 논의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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