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와의 줄다리기 “백로는 못 말려”
백로와의 줄다리기 “백로는 못 말려”
  • 정명석 기자
  • 승인 2016.09.0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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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를 거닐다 보면 한 번쯤 야외음악당 뒷산의 백로를 보았을 것이다. 수많은 백로가 앉아 있는 소나무의 모습은 마치 새하얀 눈이 쌓인 모습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과 학내 구성원들에게 백로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지난 3~4월 백로들은 우리 학교로 날아왔다. 처음에 백로들은 그저 손님이자 신기한 볼거리였지만, 급격하게 개체수가 늘어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배설물과 깃털 때문에 주변 환경이 오염되었으며, 이로 인해 악취가 진동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소음으로 인해 인근 주민들과 기숙사 학생들은 밤잠을 설쳐야만 했다. 이에 대한 우리 학생들의 불만 또는 매우 높아 학생 커뮤니티 ‘서원대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백로에 대해 질문하는 글이 빈번하게 올라왔다. 백로 문제가 점차 심화되는 가운데,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지 알아보기 위해 심선수 시설안전팀장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먼저, 백로들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백로는 우리 학교로부터 1km 가량 떨어진 남중 주변의 야산에서 서식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곳에서도 개체수가 수 천 마리로 늘어나면서 각종 문제가 발생하였고, 결국 간벌을 진행하게 되었다. 그렇게 백로들은 서식지를 읽고 무심천을 떠돌다 우리 학교 야산에 정착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청주시 환경정책과, 모충동 주민차지위원회, 서원대학교 관계자, 인근 주민들이 모여 악취  해소와 소독을 실시하기로 합의하였다. 그러나 2주 간격으로 실시되는 소독은 지속성이 짧아 그 효과가 미미한 편이다.

백로는 철새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개체는 가을이 되면 무리지어 다른 지방으로 이동하므로 곳 모습을 감출 것이다. 다만, 개강을 하는 8월 말경부터 백로가 떠나가는 10월 중순 사이에는 여전히 피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 대학은 이를 해소하고 기숙사 학생들의 위생적인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다정관 옥상에 방진망을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겨울철에 더나간 백로는 이듬해 봄 다시 이동할 것이고, 이에 따른 문제점들이 되풀이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청주시 관계자, 인근 주민 및 모충동 관계자와 서원대 학교 교직원, 서원대학교 기숙사 대표들로 구성된 대책회의가 진행되었다.

학교에서는 가지치기를 통한 개체 수 조정안을 내었다. 간벌을 통해 일시적으로는 문제 해결이 가능할지는 몰라도 백로는 또 다시 어딘가에 자리 잡을 것이고, 같은 문제가 일어날 것 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충남대학교에서도 백로 문제로 인해 간벌을 진행하였으나, 대학내 다른 부지에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학교측은 개체수 조정을 통해 적은 수의 백로와 공존하면, 인근 주민들 및 학생들의 피해뿐만 아니라 간벌  시 발생하는 다른 지역에서의 문제 발생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본 것이다.

반면 인근 주민들은 간벌을 주장하였다. 청주시 또한 남중의 사례와 같이 간벌을 통해 백로를 이동 시키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입장이었다. 백로들이 살아갈 환경이 조성되어도 꼭 그곳으로 간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최의 결과 간벌을 진행하기로 결정지어졌으며, 간벌 대상지는 백로 1천마리 가량이 서식하는 야산 약 7,000m 중 2,000m이다. 학교 측에서는 간벌 이후 새로 심을 대체 수목의 지원을 청주시 측에 요청하였으며, 이에 대해서는 차후 회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백로로 인한 소음과 악취로 인해 인근 주민들과 학생들은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를 호소하였다. 그러나 이 문제가 발생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인근 주거지의 확장으로 인한 백로의 서식지의 축소라는 점에서, 어쩌면 이 문제는 자연과 인류의 끝없는 줄다리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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