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부끄러운 홍익(弘益)
이름이 부끄러운 홍익(弘益)
  • 설동진 기자
  • 승인 2011.03.29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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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홍익대학교 정문 앞에서는 1월 2일자로 전원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홍익대 청소노동자들과 이들을 응원하는 사람들을 합쳐 50여명이 매주 화요일 진행하던 촛불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우리는 일하고 싶다. 부당해고 철폐하라’는 구호를 시작으로 촛불집회를 시작했다.


이들 홍익대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오게 된 데에는 청소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권리와 최소한의 근로조건을 확보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결성한 것부터 시작된다. 노동조합이 결성된 다음날 홍익대측은 용역업체에 전체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들은 최저임금에도 턱없이 모자라는 주 50시간 근무에 급료로 월 75만원, 일일 점심값 300원을 받으면서 일해 왔다. 그러다 시급 5천원, 월 100만원으로 급여를 인상해달라는 요구에 학교 측은 전원 계약해지를 통보 한 것이다.


이로 인해 이들은 어느 해보다 추운 겨울 칼바람을 맞으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기자가 찾은 8일에도 손이 얼어 글씨가 잘 써지지 않을 정도의 매서운 한파에도 불구하고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앉아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노동이 생존과 직결되는 이들에게 찬 바닥의 고통쯤은 대수롭지 않아 보였다. 37일째 추위와 마주앉아 있다는 최현수(55) 아주머니는 “춥지만 할 수 있는 게 이것뿐이다”며 “일이 조속히 해결되어 자식 같은 학생들이 있는 내 자리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집회인 만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중 청주에서 왔다는 이기웅(경영학부·4) 충북대생은 “홍익대뿐만 아니라 같은 지역에 있는 청주대나 청주교대도 비슷한 일을 겪고 있다”며 “부모님과 같은 분들에게 힘을 드리기 위해 왔다”고 했다. 실제로 그는 집회 장소로 오기 전 유인물 배포와 일인시위를 통해 말뿐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보탬이 되는 활동을 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참석했다. 그러나 그들의 바람은 한결같다. 지금 모인 작은 불빛들이 모이고 모여 큰 빛을 낼 것이라고, 그리고 그 빛으로 인해 지금의 청소 노동자들이 희망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어느덧 6번째로 치러진 촛불집회는 다음 주에 다시 모일 것을 약속하며 별 탈 없이 끝이 났다. 그러나 그 속에는 홍익(弘益-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의 건학이념에 역행하면서 해고의 칼날위에 서있는 우리네 부모님이 서 있었다. 어느 청소 노동자가 이렇게 말했다.


“이제껏 학교와 학생들을 위해 열심히 일해 왔는데, 노동조합을 만들었다고 해고당했다. 가진 것이 없어서, 배우지 못해서 당하는 것만 같아 억울하고 원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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