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를 우롱하는 소비자 보호법의 표리부동
소비자를 우롱하는 소비자 보호법의 표리부동
  • 정명석 기자
  • 승인 2017.06.0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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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간 한국 경제에서 물가는 빠른 속도로 올랐지만, 그에 비해 임금은 크게 오르지 않아 사람들은 물건 하나를 사는 것에도 신경을 쓰게 되었다. 거기에 더해  물가뿐만 아니라 법규 또한 소비자들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제정되어 서민경제는 더욱 어려웠졌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스마트폰의 가격을 제한하는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통칭 ‘단통법’이다.

몇 년 전 까지만 하더라도 휴대폰 가게마다 보조금을 어느정도 지원하느냐에 따라서 조금이라도 더 싼 곳을 찾을 수 있었다. 이런 천차만별이었던 휴대폰의 가격을 모두 동일하게 통일시키는 법이 2014년 10월 1일부터 발효되어 모든 휴대폰이 어디서 사더라도 같은 가격이 되었다. 이 법을 흔히 ‘단통법’이라고 부른다.

이 법은 표면적으로 보기에는 과열된 경쟁을 축소시키고 소비자의 권리를 보장해주는 법이라고도 볼 수 있다. 실제로 법 시행 전에는 포화 상태였던 휴대폰 대리점의 수가 매우 줄어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단통법은 ‘모두 공정하게 싸게’가 아닌 ‘모두 같은 가격으로 비싸게’사도록 하는 이상한 법이 되었다. 경제 사회에서 기본이 되는 경쟁을 없애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선택권이 매우 축소되었고, 같은 휴대폰을 사더라도 해외에서 사는 것 보다 최대 3배까지 더 비싼 가격을 주고 사게 되었다.

휴대폰의 가격이 오름에 따라 제조사만 이득을 보는 법이라는 의견이 있으나, 소비자는 프리미엄이 붙어 원래 비싼 가격이었던 해외 유명 브랜드로 바꾸거나 중고폰, 역수입된 휴대폰 등, 휴대폰 해외직구가 늘어나면서 국내 제조사들은 타격을 입었다. 특히 국내의 한 중소 휴대폰 제조업체는 부도에 이르기까지 했다.

통신사 측에서는 휴대폰에 대한 소비 감소로 판매 대수가 3/4수준으로 떨어져 영업 손실이 났지만, 반대로 휴대폰 보조금을 많이 지급하지 않아도 되고, 결국 기본요금은 같았기에 총 수입은 줄어들어도 순이익은 늘어나게 되었다. 그래서 이 법은 철저하게 통신사의 배를 불리는 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렇게 많은 논란을 일으킨 단통법은 정부에서 발표한 ‘2017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2017년 9월 30일 이후로 개정을 위해 일몰되어, 법이 규제했던 보조금 제한이 사라진다. 이에 대해 사람들은 다시 소비자의 선택권이 늘어나고 경쟁을 통해 더 싼 가격의 스마트폰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제학적 측면에서도, 단통법은 경쟁을 제한시키고 가격을 담합시킨 것과  다름없는 법으로 보고있다. 하지만 단통법 이외에도 우리 주변에는 소비자에게 전적으로 불리하다는 비판을 받는 ‘도서정가제’, ‘원유가격연동제’처럼 경제학자들이 자유시장경제를 무시하는 법이라고 입을 모아 비판하는 법이 아직 남아있다.

소비자들은 살기 어려워 정책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는 이유로 입법에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정치와 입법을 신경 쓰지 않는다면 더욱 힘든 생활이 다가올 것이다. 소비자가 생산자에게 휘둘리지 않고 소비할 권리를 보장받을 가장 확실한 방법은 법으로서 권리를 인정받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법은 국민들의 관심으로 정당하게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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