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소금이 되는 사람들과의 만남에 대하여
세상의 소금이 되는 사람들과의 만남에 대하여
  • 박희 (사회교육과 교수)
  • 승인 2011.03.29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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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가 시작되고 신입생들이 들어와 수줍게 낯선 인사들을 나누는 시절이 왔다. 새내기들은 설렘과 미래에 대한 꿈을, 그리고 재학생들은 지나간 겨울에 미래를 위해 자신이 준비했던 많은 시간들의 이야기들을 가지고 동료들을 만난다. 사실 미래의 모든 시간은 불확실하고 낯선 사건들을 담고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러나 미래는 나름대로 그 시간까지의 이력을 가진 사람들의 만남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우리의 생은 준비된 낯설음과의 완벽한 조우를 하게 되는 시간여행과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필자의 대학 재학시절을 떠올려본다. 필자의 젊은 시절에서도 그런 낯설음과의 조우를 통해 만들어진 인연들이 한 움큼의 부피로 머리에서 피어오른다. 학교 동기생이었던 아내와의 만남이 그랬다. 또 우리나라 법조계에서 지도급 인사로 성장한 친구도 떠오른다. 대기업의 대표이사로 재계에서 활동하는 친구들, 정치계에서 활동하는 친구들도 대학시절 그런 낯선 만남을 통해 인연이 이어졌다. 어려서부터 가장 절친했고 현재는 대기업의 임원으로 자립 잡고 있는 친구와의 오랜 인연도 떠오른다. 필자는 가정 형편이 어려웠던 그의 동생에게 무료로 영어를 가르친 적이 있었는데 필자에게 영어를 배웠던 그 동생은 올해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꼽히는 보험회사의 대표이사가 되어 내 얼굴에 미소를 가져다주었다.


그런데 그런 준비된 낯설음과의 ‘완벽한’ 조우로 기억되는 인연들은 그 ‘완벽함’을 위해 모두가 자기의 생에 대해 성실했던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런 ‘완벽함’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학시절의 한 친구는 학생운동을 하다가 취업 후 우리나라 최초로 ‘금융노련’을 만드는 데 앞장서더니, 다시 공부를 해서 한의과 대학에 들어갔고, 지금은 약재비나 치료비를 가장 저렴하게 책정하고는, 최소한의 문화적 삶을 위한 비용만을 받고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한의사가 되었다.

그리고 필자의 1년 후배는 대학원까지 마친 후, 노동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다시 공부를 해서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24시간 환자를 위해 대기하는 의사가 되었다. 주로 달동네로 달려가곤 하는 그녀는 현재 ‘독거노인 주치의 맺어주기 운동’을 하는 모임의 대표로 일하며, 서울에서 작은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필자와의 낯선 조우 가운데 ‘완벽한’이라는 형용사를 붙일 수 있는 것들은 그렇게 ‘생에 대한 성실’을 일상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들과 맺은 인연이라고 생각된다. 참된 미래는 그렇게 세상의 소금이 되는 사람들의 꿈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새 학기를 맞아 우리 서원의 새내기들도, 또 재학생들도 모두 ‘생에 대한 성실’이라는 모토를 자신의 삶으로 만들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새 학기는 우리 모두가 주위사람들에게 ‘완벽한’ 조우를 위해 미래를 만들어가는 준비의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가 만나게 될 미래는 모든 것이 완벽하게 준비된 낯설음과의 조우가 되었으면 더 할 나위 없이 좋겠다. “생각하면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라는 말에 값하는 시간들로 모두가 자신의 삶을 채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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