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특수성과 창의성을 개발한 특성화 전략 절실
지역 특수성과 창의성을 개발한 특성화 전략 절실
  • 서원대신문사
  • 승인 2018.04.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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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당국, 성실한 파트너 십 발휘해주길...교수회, 상생정신을 바탕으로 건설적 비판
(사진=박준형 기자) 교수회 회장 김진석 교수
(사진=박준형 기자) 교수회 회장 김진석 교수

우리 대학교 제 9대 교수회장으로 국어교육과 김진석 교수가 취임했다. 우리 대학 교수회는 1988년 평교수 협의회로 출범한 이래 학교 발전의 중심축으로 많은 역할을 해왔다. 위기에 처한 대학의 현실 속에서 대학 발전의 주체로서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나갈 것인지, 김진석 교수회장을 만나 이야기 나눠봤다.   

Q. 대학의 위기와 변화의 요구 속에서 교수회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으셨습니다. 소감이 어떠신지요?

김진석: 격동의 시기에 대학이 위기에 처해 있고, 이런 상황에서 교수회가 수행해야 할 역할이 있기 때문에 과연 책임을 다 할 수 있을지 무거운 마음입니다.

Q. 교수회의 역할은 어떤 것입니까?

김진석: 교수회는 대학의 심장과 같은 자율적이고 자치적인 기구입니다. 총장을 중심으로 하는 행정 기관과 다르게 대학이 어떤 가치와 목표를 추구하고 지향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고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교수의 권익 보호라는 기본적인 책무도 있지만, 교수들의 집단 이익을 추구하는 기구는 아니기 때문에 대학 발전을 위한 건전한 비판과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교수회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가실 생각이신가요?

A. 김진석: 우리 대학 교수회는 전국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빠른 시기에 출범했고, 희생과 단결을 통해 많은 시련을 극복해온 주체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겪은 어려움을 타산지석으로 교육자로서 대학이 직면한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학교가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대학이 직면한 여러 사안 가운데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김진석: 문제가 너무 많기 때문에 펼치면 펼칠수록 총체적인 난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위기를 자처한 것은 대학 당국과 구성원, 나아가 국가와 사회의 책임이 총체적으로 얽혀있다고 볼 수 있겠죠. 너무 많은 대학이 난립돼있는 것은 국가적인 책임으로 볼 수 있는데, 지금 진행되고 있는 교육부의 정책을 보면 평가를 위한 평가가 되거나, 대학의 서열화를 부추기는 꼴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대학에 엄청난 재정적 부담을 안겨주고 있는 상황에서 인구 절벽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로 총체적인 위기가 몰려오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Q.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우리 대학이 극복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김진석: 우리 대학은 새 재단이 취임하면서 많은 갈등과 부족한 점을 극복해왔습니다. 하지만 대학의 경쟁력인 대학 특성화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 우려가 됩니다. 사범 대학을 제외한 다른 단과 대학과 학부를 대상으로 보다 특성화할 수 있는 여건들이 분명히 제시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재정 투자와 교육 여건 조성, 선후배간 활발한 동문회 결성 등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러한 노력으로 취업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우리가 당면한 과제가 아닐까 합니다.

Q. 우리 대학도 자구책 마련을 위해 여러 가지 구조개선 방법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는데요,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구조 개선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김진석: 거의 상당 부분이 대학 당국의 주도로만 이루어진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대학의 사안을 당국이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는 것은 맞으나, 의사결정 과정에 있어서는 구성원들과의 친밀한 관계를 통해 신중하게 검토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물론 의사결정을 하는 대표 보직자들이 있습니다만, 과정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여론수렴이나 구성원들의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시간은 걸리겠지만, 이러한 과정은 그 자체로 상호 존중을 전제로 합니다. 과정을 통해 구성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본다면 더 큰 성과를 내는 것 아니겠어요? 시공간의 문제보다 의지나 방법의 문제는 아닐까요? 과정을 번거롭게 여겨 구성원들의 신뢰를 포기할 것인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의지를 갖고 적극적인 소통을 시도할 것인지는 대표자들의 마음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급하게 결정해야 할 사안도 있겠지만, 장기적인 마스터 플랜이나, 대학의 미래 발전 방향 등의 문제들은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합의를 통해 의사를 반영하는 과정이 빠져서는 안 되는 것이겠죠.

Q. 현재 우리 대학이 제시하고 있는 미래 비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김진석: 지켜보는 입장에서 보면 항상 모든 것이 부족해 보이기 마련인데, 제가 보기에는 우리 대학이 정확하게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구성원들이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지만 지금 우리 대학이 어떤 목표를 갖고 어디로 향해 가는지 뚜렷하게 보이지가 않거든요. 학교의 슬로건이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고 하지만, ‘온고(溫古)’는 있는데 ‘지신(知新)’은 잘 보이지가 않아요. 공유가 안 되는 것인지, 소통의 부재인지, 여하튼 소통의 창구가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Q. 부족한 부분에 대해 교수회가 제시할 수 있는 발전적인 비전이 있는지요?

김진석: 그동안 교수회가 가지고 있는 많은 기능들이 평의회로 이관되었기 때문에, 교수회가 의견을 제시한다거나 앞장서서 이끌어간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지금으로서는 대학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고 또 그것이 구성원 공동의 목표 아니겠어요? 관리자들께서 논의를 통한 협력을 요청한다면, 학교 발전을 위한 건설적인 비판으로 언제든지 파트너 십을 발휘할 것입니다.

Q. 학내 이야기에서 범위를 좀 넓혀보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 대학 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김진석: 저도 인문학을 했기 때문에 거대한 아이템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못합니다만, 대학의 가장 기본적인 것은 인재 양성입니다. 4차 산업시대가 됐다고 해서 대학의 기능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대학은 국가를 선도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기 때문에, 새로운 지식의 요람으로서 학문이 발전해야 하는 것만은 변함없는 사실입니다. 우리나라는 사람을 자원화 할 수밖에 없고, 그만큼 대학의 기능은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죠. 우리 대학은 4차 산업과 관련해서 많은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고 봅니다. 특히, 규모 면에서도 역동적일 수 있고, 지리적 여건도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지역의 특성과 대학의 특성이 잘 결합되었을 때, 우리 대학의 입지는 보다 넓어질 거라고 봅니다.

Q. 우리 대학이 보다 역동적일 수 있고, 지리적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겠어요?

김진석: 크다고 다 좋은 것이 아니고, 너무 작아도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 대학 정도면 구성원들이 의견을 나누고, 미래 발전을 위한 토론의 장을 마련하기에 가장 좋은 규모가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청주는 직지의 본고장으로 세계 문명의 발전사를 전환시키는 매우 중요한 고장이죠. 당시 과학과 지식, 문화의 총체적인 양상이 만들어낸 창의적 정신을 활용하자는 겁니다. 예를 들어 공학, 의료 분야, 예술 분야 등 모든 영역에서 이와 같은 지역의 특수성을 활용해 우리가 우리를 특성화하는 방법을 스스로 찾고, 개발하려고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랬을 때 학생들도 자부심을 갖고 우리 대학만의 독특한 창의성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Q. 시대에 맞는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앞으로 대학 교육은 어디에 바탕을 두고 변화해야 할까요?

김진석: 시대가 변하면 가장 먼저 달라져야 하는 것이 교육이죠. 교육은 가장 순수한 영역인 것 같지만, 가장 민감하게 사회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학은 시대가 원하는 전문인을 양성해야 합니다. 시대가 요구하는 전문인이란 단순히 과학적 지식만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인문학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인문학적 사고야말로 사회에 나가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여겨지니까요. 우리  대학은 학생들의 인성 교육에 역점을 두고 있는 대학입니다. 우리 대학 사범대 출신 교사들이, 장학사나 장학관 등의 위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러한 노력의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경영을 하든, 공학을 하든 인문학적 사고를 기반으로 하는 인성 교육은 앞으로 점점 중요해질 겁니다.

Q. 우리 대학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많은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변화를 위해 갈등은 불가피한 것이지만, 갈등은 위기를 불러오기도 합니다. 변화를 지향하고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아직 우리 대학이 해결하지 못한 갈등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김진석: 어렵고, 말하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어느 사회나 갈등은 있겠죠. 그동안 우리 대학은 어렵고 힘든 길을 걸어왔고, 아직 앙금과 갈등이 남아 있습니다. 그런 만큼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는 진지한 자세와 협력이 더욱 절실한 것이고, 조금씩 양보해 접점을 찾아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경제가 어렵지만 재단에서도 학교 발전과 구성원을 위해 보다 과감한 투자가 이뤄졌으면 합니다. 여기엔 경제적인 투자도 있고, 예민한 부분이지만 인사권 문제라든가, 승진 문제 같은 것이 불만의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올바른 기준과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끝으로 학교 구성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진석: 늘 하는 얘기지만 교수는 교수로서, 재단은 재단으로서, 학교 당국자는 당국자로서 책임을 다하고, 상호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상생의 정신을 가질 때 우리 대학은 보다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서로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는 것, 이것이 상생 정신의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 당국은 구성원들의 요구 이전에 최선을 다해 지원해주고, 구성원들은 받아들여지지 않는 부분에 대해 이해하고 타협할 줄 아는 것이 상생의 태도이겠죠. 큰 힘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잘못된 힘이 작용했을 때 분명히 비판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나가는 것이 교수회의 임무라고 생각하고 있고, 앞으로 대학과 학원 발전을 위한 건전한 비판으로 학교 발전에 함께 할 것입니다. 학교 당국도 친밀감 있는 교류를 통해 구성원들과 성실한 파트너 십을 발휘해주었으면 합니다.  

Q. 각각의 주체로서 역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이시지요? 교수회의 역할을 통해 우리 대학이 더욱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모두가 상생(相生)을 이야기한다. 상생이란 함께 공존하면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함께 사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는 신조어로 공존지수(network quotient)라는 것이 있다. 공존지수가 높을수록 사회에서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 쉽고, 이러한 소통 능력은 개인의 성공에도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행복지수와도 연결된다고 한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대학은 학문을 발전시키고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지만, 구성원들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진정한 상생을 위해 우리들 각자의 공존지수는 어느 정도나 되는지 점검해보는 성찰적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대학을 공존의 네트워크로 만들어가기 위한 교수회의 진일보한 역할을 기대한다.   

인터뷰 진행 | 김보경 교수 / 사진촬영 |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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