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이 한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하라’
‘왼손이 한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하라’
  • 신동권 기자
  • 승인 2011.06.0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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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대학 봉사동아리 CCC를 만나다

황사가 유난히 기승을 부리던 지난 14일 오전 9시. 청주시 상당구 중앙공원에는 3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모였다. 기자와 회원들이 도착하자마자 지나가던 할머님께서 “아이고, 대통령보다 더 큰일 하시는 분들 오셨네”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신다. 배고픈 이웃을 감싸는 CCC의 무료급식 봉사활동에 배식은 매 주 토요일 오후 12부터지만 이른 아침부터 행사 준비로 분주했다. 무료급식 봉사활동만 벌써 20여년. 일사불란한 손길이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다. CCC회원은 물론 평화교회의 신자들과 충북여고의 학생들과 선생님, 흥덕고 학생들, 오늘 처음 아빠랑 나왔다는 중학생 소녀까지 자원봉사자들 직업은 다양했다.

CCC의 최재관(경제․․3) 회원은 “받는 것 보다는 주는 것이 깊은 사랑이다”며 “기독교 신자로서 사명감과 봉사활동에 대한 뜨거운 의지로 동아리에 가입하게 되었고, 이렇게 활동할 때 마다 뿌듯함과 보람을 새롭게 느끼는 곳은 없다”라고 말하며 엄청난 양의 설거지에 지친 기색이 역력한 기자를 격려했다.
시설준비가 10시쯤 끝이 나고 음식준비를 시작하자 근처에 할아버님, 할머님. 조금은 초라한 행색의 어른 몇 분이 하나 둘 자리에 앉기 시작했다. 음식을 준비하는 바쁜 손길에도 불구하고 기자의 질문에 하나하나 대답해주는 이들이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서원대 캠퍼스 담당 김은철 간사는 “CCC는 전국적인 대학 기독교 봉사 동아리로 학교의 발전과 학우들을 위해 기도한다”며 “바쁜 학교 생활에도 불구하고 불우한 이웃을 돕고 노인을 공경하며 봉사하는 학우들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는 청소부 아주머니들을 위한 위로잔치를 열었고 2007년 최악의 태안기름유출사건 당시 자원봉사를 했었으며, 기독교 단체로써 전도활동도 꾸준히 한다”고 덧붙였다.

◇ 배고픈 어르신에게 따뜻한 국수 한 그릇을 대접하는 회원의 모습
어느새 길게 늘어선 줄이 점심시간이 다가왔다는 것을 알려 주었고, 김은철 간사의 나지막한 기도를 시작으로 드디어 배식이 시작됐다.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점차 바빠지기 시작했고, 국수 서빙을 하며 사진도 찍는 기자의 이마에는 금새 땀방울이 맺혔다. 회원들의 사랑과 정성이 가득 담겨 있는 따끈한 국수를 맛있게 드시고 계신 어르신에게 조심스레 인터뷰를 요청하자 “집에 혼자 사는데 혼자 먹으면 맛도 없고 그래서 이곳을 찾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기자가 커피를 건네니 “손자놈하고 닮았네”라며 얼굴 가득 미소를 띄웠다.

무료급식소를 찾는 사람들 대부분이 노숙자일 것이라는 기자의 생각은 선입견이었다. 배식 중간중간 회원들이 돌아가며 급하게 국수를 들이키는 것을 보고 힘들지 않냐고 묻자 이유숙(경영․3) 회장은 “전혀 힘들지 않고, 오히려 너무 재미있고 뜻 깊다”며 “우리 학교 학우들도 이런 행사에 참여해서 평범한 일상생활 속에서도 소소한 행복과 감사를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 회장은 “6월 27일부터 7월 1일까지 강원도 평창에서 CCC 여름캠프가 열리는데 꼭 기독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많은 학우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기자의 동아리 활동 체험은 이날로 끝이었지만 이곳에서의 무료급식 자원봉사는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다. 더욱 세진 바람과 흐릿한 황사. 하지만 배식을 끝내고 돌아오는 마음은 하루종일 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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