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화되고 있는 ‘한반도의 봄’
‘한반도의 봄’이 점점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극적으로 이루어진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가 남북 정상의 판문점 회담을 이끌었고, 지금은 한반도 위기 상황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북미접촉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북한의 거듭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에 전쟁의 암운이 짙게 드리워졌던 것이 불과 6개월 전이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정말이지 격세지감이다. ‘핵-경제 병진 노선’ 철회와 ‘경제 집중 노선’ 채택으로 북한은 이미 루비콘강을 건너 버렸다. 따라서 앞으로 우여곡절은 있을지언정 ‘한반도 평화의 봄’이라는 큰 흐름은 되돌려지기 어려울 것이다.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의 메가트렌드(megatrend)로 자리 잡을 ‘한반도의 봄’
앞으로 남북관계에서 많은 긍정적인 변화들이 예고되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을 시작으로 각종 스포츠와 문화 교류가 봇물 터지듯 전개될 것이다.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가 해제되면서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는 물론 이를 넘어서는 다양한 경제 교류 또한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4천조 원으로 추산된다는 북한의 자원과 우수한 북한 노동력은 미래 경제 활로를 제대로 찾고 있지 못한 한국 경제에 강력한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이다.
베를린 장벽 붕괴가 전 세계적 냉전체제를 무너뜨린 것처럼 ‘한반도의 봄’은 한반도를 넘어 세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크고 작은 갈등과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 지구촌에 화해와 평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70년 이상 지속된 ‘겨울’을 걷어내고 희망의 ‘봄’을 불러온 감동은 세계인들에게 평화 달성에 대한 자신감을 드높이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개인주의적이고 경쟁 지향적인 세계인의 생활행태마저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는 그 무엇으로 변화시킬 개연성도 있다.
남북 교류 선도 대학으로서의 적극적인 대응 필요
우리 대학은 2005년 7월 광복 60주년 및 6.15 남북공동선언 5주년을 기념하여 국내 대학 처음으로 평양에서 국제학술회의를 주최한 바 있다. 비록 이후의 남북관계 경색 등으로 추가적인 결실을 맺지는 못했지만, 당시 ‘남북학술회의 정례화’와 ‘대학생 백두산-평양 학술문화탐방,’ 그리고 ‘남북 공동 직지 발굴 사업’ 등을 남북이 공동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북한 당국자와 합의서에 서명하기도 하였다. ‘남북 교류 선도 대학’이라 칭해도 모자라지 않는 이력을 갖춘 우리 대학이기에 ‘한반도의 봄’ 가시화에 따라 남북 교류에 대한 학교 차원의 진지한 관심과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원고 | 교양대학 김진국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