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냉소주의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이들에게 더 심해 보이는 것은 이들의 투표참여율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물론 투표참여율이 낮은 이유가 반드시 정치에 대한 무관심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표를 하지 않는 것은 정치에 대한 효능감이 낮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정치적 효능감이란 ‘내가 정치에 참여하면 뭔가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인데 이런 생각이 들지 않으면 당연히 투표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나물에 그 밥’이란 말처럼 주변에 그저 그런 인물과 정당들뿐이라면 누가 투표를 하려 하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투표를 해야 하는 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정치는 너무나 중요해 아무에게나 맡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방선거는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그리고 교육감을 선출하는 선거입니다. 청주시민을 예로 들자면, 충북도지사, 충북도지역구의원, 충북도비례대표도의원, 청주시장, 청주시지역구의원, 청주시비례대표의원, 그리고 교육감을 선출합니다. 이들은 적게는 수천억 많게는 수조원의 국가예산을 관리하며, 각종 정책을 입안, 집행합니다. 또 시민들의 의견을 다양한 방식으로 대표합니다. 그렇기에 이런 일들을 책임질 만한 훌륭한 인물을 뽑아야 합니다.
둘째, 이렇게 중요한 정치가 우리와 너무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대학생들의 경우 본인과 정치는 그리 깊은 관계가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사는 주택, 다니는 도로, 마시는 물, 그리고 쓰레기 문제까지 모든 부분에 정치가 개입됩니다. 뿐만 아닙니다. 우리의 취업과 복지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거에 참여하여야 합니다.
셋째, 지방자치가 잘 되어야 나라도 우리의 미래도 밝아집니다. 건강한 삶을 영위하려면 신체의 여러 부분이 고루고루 발달해야 합니다.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도, 시, 군, 구 모두 제 기능을 하며 두루 성장해야 국가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지방자치를 주도해 나갈 인재들을 선출하는 선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선거는 민주시민의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이 받게 되는 벌은 아둔하고 폭력적인 사람들의 지배를 받으며 고통스럽게 사는 것이다”라는 어느 정치학자의 얘기처럼, 난 내 일만 잘 하고 살면 되지 하는 생각에 몰입하여 민주시민의 의무를 포기하면 수준 이하의 사람들에게 우리의 삶을 맡길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로 우리는 반드시 투표에 참여하여야 합니다. 이 때 말하는 참여란 단순히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심사숙고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입니다. 어떤 후보가 우리 지역을 맡을 만한 사람인지 잘 살펴본 후 결정하여야 합니다.
우리 지역의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는지, 이에 대한 해답 또한 갖고 있는지, 능력과 도덕성은 겸비하고 있는지 등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거쳐 선택해야 합니다. 될 사람을 찍는 것이 아니라 되어야 할 사람을 찍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훌륭한 인물을 선택하는 것이 지방자치의 출발점이 되기에 유권자들의 한 표 한 표가 너무도 중요함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이번 6.13 지방선거에 참여하기 바랍니다.
원고 | 서원대학교 엄태석 부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