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법감정’과 법관의 ‘법리 해석’의 차이
국민의 ‘법감정’과 법관의 ‘법리 해석’의 차이
  • 박솔비 기자
  • 승인 2018.06.11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포그래픽 = 박솔비 기자] 국민의 법감정과 법관의 법리 해석, 어느 한 쪽으로 치우쳐서는 안 될 것이다.
[인포그래픽 = 박솔비 기자] 국민의 법감정과 법관의 법리 해석, 어느 한 쪽으로 치우쳐서는 안 될 것이다.

경남 창원에서 50대 남성 A씨가 6세 여아를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창원지법 마산지원 형사부는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의자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및 20년간의 전자장치 부착 등을 명령했다. 

이 사건은 이른바 ‘제2의 조두순 사건’이라고 불렸다. 사건이 알려진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미성년자 성폭행 형량 올려주세요. 종신형 원합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20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 그러나 피의자는 법정 최고형이 아닌 법정 최저형인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는 반사회적 범죄지만 동종 전과가 없고 공탁금을 걸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은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분노했다.

 

이번 사건과 같이 국민들이 생각한 처벌과 실제 피의자가 선고받는 처벌이 다른 경우가 있는데, 그 이유는 국민의 ‘법감정’과 법관의 ‘법리 해석’이 다르기 때문이다. 법리는 ‘법률의 원리와 논리’라고 정의할 수 있으며, 법감정은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라 법에 대하여 갖는 정서’라고 정의할 수 있다.

 

 범죄의 성립 및 양형은 법관의 고유한 권한이다. 최병록(경찰행정) 교수는 “법관은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해야 하는 헌법상의 책무가 있으므로 국민 여론을 지나치게 의식하여 판결을 내리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국민의 법감정을 완전히 도외시해서도 안 된다. 형사재판의 목적은 범죄에 대한 정당한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다. 이에 법관은 정당한 책임을 묻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법관이 판단하는 판결이 지나치게 법리에만 국한된다면, 재판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팽배해질 것이다.

 

국민의 법감정과 괴리가 있는 판결은 항상 논란이 되고 많은 비판을 받는다. 특히 사회적 관심을 받는 형사재판의 경우, ‘죄의 성립’과 ‘양형’에 대한 비판이 쏟아진다. 최병록 교수는 “법리는 ‘법원칙’을 강조하고, 법감정은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도덕률’에 무게를 두기 때문”에 논란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은 만인에게 공평하게 작용해야 하므로, 법리에 따라 재판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법은 그 시대의 국민의 법의식을 반영하여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국민의 법감정을 도외시할 수는 없다. 즉, 법감정이 법리보다 우선시 될 수는 없지만, 어느 한쪽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법감정과 법리해석 사이의 괴리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국민적인 합의를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 ‘판단 통일성’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법관에 따라 사실인정과 법적인 판단은 다를 수 있다. 인간은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판과정에서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이루어지거나 변호사와의 인적 관계로 인해 판결이 뒤집히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최병록 교수는 ‘그것은 법치주의의 종말이 될 것’이라며 “법원은 끊임없이 자성하고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수임자로서의 위치를 엄중하게 인식하여 판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판단의 오류를 줄이기 위해 3심제를 진행하고 있으며, 대법원 양형기준을 마련하여 국민의 법감정과 법리를 일치시켜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바른 판결을 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판결을 내린 후 왜 그런 판결이 나왔는지 국민들에게 이해와 설득을 구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그뿐만 아니라 국민들은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앞세우지 말고 각 사건마다 법감정을 통한 성급한 판단보다 긴 안목으로 보는 성숙한 자세와 의식이 필요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