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함부로 버리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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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솔비 기자
  • 승인 2018.09.0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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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에 기재된 ‘유통기한’, 먹을 수 있는 기한이 아닌 판매기한

식품 구매 시 여러분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무엇인가? 제품의 가격, 맛, 첨가된 성분 등 다양한 점들을 고려할 것이다. 그 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확인하는 것은 유통기한으로 조사됐다. 이 결과는 목포대 식품영양학과 정현영 교수팀이 성인 548명을 대상으로 ‘식품 구매 행동’을 분석한 것이라고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이 소개했다.

많은 이들이 유통기한을 중요시 여기는 이유는 ‘음식을 언제까지 먹어도 되는지’, ‘음식이 상한 상태인지’ 등을 판단하는 지표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은 대부분 쓰레기통에 버려지곤 한다. 이는 유통기한을 소비기한으로 착각해서 일어나는 일이다.

‘유통기한’은 제품의 제조일로부터 소비자에게 판매가 허용되는 기간을 말한다. 영어로는 주로 Sell by, Best by라고 표현되며, “이때까지 안 팔리며 폐기처분”, “이날까지 섭취하는 것을 추천함”이라는 뜻이다. 즉, ‘유통기한 경과 = 부패 시작일시’가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식품 소비의 최종시한을 뜻하는 ‘소비기한’은 소비자가 식품을 섭취해 건강이나 안전에 이상이 없을 것으로 인정되는 기한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유통기한은 어떻게 정하는 것일까? 식품위생법에 따라 제조업체는 원료, 제조방법, 유통 방법 등을 고려하여 실험한 후 유통기한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보고한다. 그리고 실험을 얻은 유통기한에 안전계수(0.7)를 적용하여 실제보다 짧게 설정한다. 실제 먹을 수 있는 기간보다 30% 짧게 유통기한을 정하는 것이다. 유통기한이 만료되어도 소비기한이 남아있으므로 반드시 변질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유통기한 지난 음식을 먹어도 무방하다는 것은 아니다. 미개봉, 적절한 보관 방법 등 상태가 잘 유지된 식품만 해당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유통기한이 만료된 식품도 0~5도로 냉장 보관하면 우유는 최고 50일, 액상커피는 최고 30일, 치즈는 최고 70일까지 일반 세균이나 대장균이 자라지 않는다. 이 외에도 시리얼은 잘 밀봉했을 경우 3개월, 햄 등 가공육은 냉장 보관 시 2주까지 유통기한을 넘겨도 섭취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식품 기한 표시 방식은 식품의 특성과 국가 운영방식에 따라 다르다. 우리나라는 제조일자, 유통기한, 품질유지기한 3가지로 구분한다. 일본은 가장 맛이 좋은 기간을 알리는 상미기한과 소비기한을 사용하며, 중국은 소비기한과 제조일자를 사용한다. 미국은 제품 특성에 따라 표시가 다양한데 주로 최상품질기한, 사용기한, 판매기한, 포장일자 4가지로 표기하며, 이외에도 소비만료일, 품질보증기한 등을 사용한다. 영국은 판매기한, 품질유지기한, 소비기한을 모두 표기했지만, 2011년 판매기한을 없앴다.

세계 주요 국가 중 판매기한(우리나라의 유통기한)을 적용하는 국가는 미국과 한국뿐이다. 그러나 유통기한이 조금 지났다고 식품을 버리는 것은 음식물 쓰레기양을 증가시키고 자원을 낭비하는 행위이다. 한국식품공업협회에 따르면 섭취 가능한 식품임에도 유통기한에 임박했거나 살짝 넘었다는 이유로 식품을 폐기해 발생하는 손실 비용이 연간 약 65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수거, 폐기 비용까지 더하면 약 1조억원이라는 수치가 나온다.

식품이 판매될 수 있는 기간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이 올바르게 ‘섭취’할 수 있는 기한을 명시하고 식품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일본은 식품 낭비를 줄이기 위해 일부 품목에 한해서 일 단위로 표시하던 것을 월 단위로 바꿔 가고 있다. 영국은 소비자들의 ‘식품 유통 기한 및 저장법’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새로운 식품 표시 지침’을 제작했다. 이 표시 지침은 영국의 포장지 정책을 입안하는 공공 기관 WRAP이 영국식품기준청, 영국환경식품농무부와 함께 제작한 것으로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함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필요한 양만 구입하고 식품에 따른 올바른 보관방법을 지키며 기한 내 섭취하는 것이다. 마커스가버 WRAP 최고경영자는 “가정용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핵심적인 방법은 음식을 오래 잘 사용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식품을 구매할 땐 필요량만 구매하고 각 식품별 보관방법을 지키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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