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출산율, 싸늘하기만 한 청년층
떨어지는 출산율, 싸늘하기만 한 청년층
  • 임지은 기자
  • 승인 2018.11.1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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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과연 ‘아이 키우기 행복한 대한민국’인가

 

[인포그래픽 = 박솔비 기자] 갈수록 줄어드는 출생률과 출생아 수
[인포그래픽 = 박솔비 기자] 갈수록 줄어드는 출생률과 출생아 수

현재 대한민국에서 아기 울음소리를 듣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최근 32개월 연속으로 감소하는 출생아 수 추세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가 얼마나 악화되었는지 그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9월 말 통계청에서 발표한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의 출생아 수는 27,000명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8.2% 감소하였다. 본 수치는 1981년 집계 이래 7월 기준 역대 최저치이다. 

통계청은 출산율 저하의 대표적 원인으로 30대 초반 여성 청년층의 혼인 인구 감소를 들었다. 해당 연령대의 여성이 가장 출산을 많이 하지만, 해가 갈수록 그 수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일하며 아이 키우기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심화되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주요 정책 방향으로는 일과 생활의 균형, 안정되고 평등한 여성일자리, 3대(고용·주거·교육)구조 개혁 등을 잡았다. 본 정책의 세부 내용으로는 둘째 자녀를 위해 육아 휴직을 할 시 한도 수당을 1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인상하는 ‘아빠의 달’ 지원 확대, 신혼부부를 위한 정책들(전세자금 대출조건 완화, 전용 대출 상품 출시 등), 난임시술비 지원 확대 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저출산 정책 평가는 냉혹하기만 하다. 지난 2006년부터 작년까지 정부에서 저출산 대책 예산으로 사용한 비용은 130조원 가량이나, 그다지 큰 성과는 보이지 못했던 까닭이다. 심지어는 문재인 정부의 출산장려 정책 역시 참신함 없이 전 정부의 정책을 확대시켜 적용했을 뿐이라는 지적마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청년층의 외면은 심각한 수준이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9월 19일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지금 젊은이들은 책임이 부과되는 결혼 제도에 빨리 유입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다양한 차별이 없어진다면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는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현 상황에 대한 비판 의사를 표했다. 또한 “출산 후 여성들은 경력 단절에 노출되고, 남성은 남성대로 가장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돈을 (잘) 벌지 않는 상황에서 누군가를 만나 아이를 낳는 것에 공포감이 있다. 참 어려운 문제이며 복합적인 문제”라고 청년층의 출산 거부감 원인을 설명하였다.

이러한 저출산 문제에 대해 다른 나라들은 어떤 정책을 펼치고 있을까. 프랑스는 2005년에 비혼가정 출생아도 기혼 가정과 동일한 지원을 보장해주는 법을 제정하였다. 이는 큰 변화를 불러일으켜, 2017년에 이르러서는 비혼가정 출생아가 프랑스 통계청 기준 59.9%에 달할 정도로 증가하게 되었다. 또한 임신부터 출산까지의 의료 혜택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으며, 국내총생산(GDP)의 5% 이상을 출산 보조금 및 주택기금 등에 지원하는 등 저출산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러시아 역시 인구의 감소를 국가 위기로 간주하여 출산수당, 주택융자, 생활비 보조 등을 지원하고 있다. 영국이나 독일, 오스트리아 등 여러 국가에서는 정년 연장과 이민 완화 정책을 동시에 펼치며 경제 인구 감소 방지와 출산 장려라는 두 가지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실질적으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해외 사례와 같은 안정되고 과감한 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 청년층에게는 출산은커녕 결혼마저도 경제적 부담이 큰 실정이다. 그런 상황에서 출산율 상승을 기대하며 청년층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저출산 해결에 있어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부분은 사회적 인프라의 구축이다. 질적으로 안전한 보육 시설을 늘리고, 공공보육시설의 확대 역시 더불어 실시되어야 한다. 그저 출산 장려 정책을 늘리는 것보다는, 양육 및 교육까지 정부에서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어야 더욱 많은 청년층이 출산을 고려하게 될 것이다.

저출산은 국가의 존속이 걸린 큰 문제지만, 어떤 국민도 아이를 국가 존속이나 인류 재생산을 위해 낳으려 하진 않을 것이다. 청년들이 저출산 문제에 싸늘한 것은 근본적으로 지금의 대한민국이 ‘아이를 낳고 기르고 싶은 국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국가는 청년들이 어떠한 정책을 정말로 원하는지 잘 살펴 반영해야 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저출산 문제의 해결 국면이 보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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