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최대의 대학 재정지원 사업인 대학 혁신지원 사업의 막이 올랐다. 지난해 대학 기본역량 진단 결과 자율개선 대학으로 선정된 131개의 대학들은 중장기 발전 계획과 예산 사용계획 등이 포함된 대학 혁신지원 사업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후 대학 혁신전략, 재정 투자계획, 성과관리 방안 수립 여부 등에 초점을 맞춰 컨설팅이 이루어지고 오는 4월 대학별로 사업비가 교부될 예정이다. 우리 대학의 미래 혁신을 견인하는 중장기 발전 계획을 구성원들과 공유하기 위해 이번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영식 기획처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이번 대학 혁신 지원 사업의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요?
김영식 처장: 대학 혁신지원 사업은 대학의 자율적 혁신을 견인하는 교육부의 재정 지원 사업입니다. 대학 스스로 중장기 발전 계획을 수립해 자율적으로 재정을 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건데요, 3월 8일까지 사업 계획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우리 대학이 혁신해야 하는 변화의 골자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 맞는 새로운 교육 환경 구축입니다. 소위 ‘신인류’라 불리는 새로운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과정과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죠. 3년에 걸친 사업 기간 동안 교육혁신, 연구혁신, 산학협력, 그리고 특성화를 준비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Q. 현재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 어떤 절차를 거치게 됩니까?
김영식 처장: 30여 명의 대학 혁신위원들이 참여해 초안을 만들고 있고, 집필진을 중심으로 사업 계획서를 제출합니다. 2014년 우리 대학이 중장기 발전 계획을 수립할 때와 지금은 시대가 완전히 달라졌고, 변화의 흐름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5년 단위의 중장기 발전 계획 중 3개년은 아주 디테일하게 구체화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이번 중장기 발전 계획은 3년 후 수정, 보완 작업을 하는 3+2의 형태로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출 이후 계획서 수립의 적절성과, 예산 배정의 적정성 등을 중심으로 교육부 감독 형태로 컨설팅이 이루어지고 나서 수정을 거치게 돼요. 예산은 4월 말부터 이루어지는데, 우리 대학에 배정된 예산은 1년에 36억 5천만 원, 3년 동안 115억을 지원받아 시설비로 30% 정도가 투입될 예정입니다.
Q. 우리 대학의 비전과 목표에 부합하는 중장기 발전 목표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김영식 처장: 우리 대학이 추진하는 새로운 혁신사업의 키워드는 ‘edu-tech’ 기반의 ‘자기 세움’ 교육 중심 대학입니다. 학생 스스로 공부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가는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edu-tech’라는 기반을 조성하는 겁니다. ‘edu-tech’는 학생들을 잘 가르쳐 사회에 내보내기 위한 도구적인 수단이자, 교육 방법과 내용까지 아우르기 위해 융복합 교육과정 운영이 핵심입니다. 기존 학과들의 전통적인 교육과정을 유지해가면서, 새로운 지식과 방법을 더 즐겁고 쉽게 습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미래형 강의실, 전자형 칠판 등의 도구적인 것에서, 학제간 융복합 과목,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코딩 교육 등의 형태가 포함되고, 그 안에 세부 프로그램이 운영됩니다. 간단한 프로그램은 이미 도입됐고 코딩 교육은 올 하반기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죠?
김영식 처장: 크게 생각하면 새로운 공간들이 만들어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가령, 학문 간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메이커 스페이스’ 공간이 인문사회관에 조성되면 사회과학과 문학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결과물을 창조해 낼 수 있고, 창업을 위한 융복합 공간인 ‘코워킹 스페이스’도 메이커 스페이스입니다. 새로운 공간에 따른 프로그램과 교육과정을 구축해 학생들의 사회 진출 분야를 넓히는 새로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죠. 교육혁신 영역에서 융복합 대학 활성화도 박차를 가할 겁니다. 아직은 학과의 칸막이가 높고 전공 공부만으로도 벅차서 활성화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전공 이수 학점을 낮춘다든가 필수 제도를 최소화하는 방법 등으로 학사 제도를 유연화 시켜 학생들의 다양한 진로와 연계시켜나갈 계획입니다. 학생들에게 희소식은 사업 첫해인 올해 ‘서원 모빌리티화’가 구축돼 학사행정이나 수강신청 등의 학교 업무를 스마트폰으로 처리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이 마련돼요. 올해부터 시설 인프라가 갖춰지고 교육과정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시할 예정입니다.
Q. 우리 대학의 강점을 기반으로 더 육성해나갈 특성화 분야는 무엇인가요?
김영식 처장: 우리 대학의 특성화는 ‘스마트형 바이오’와 ‘공공서비스 분야 인재 양성’이 핵심입니다. 그동안 양적으로는 많이 팽창했지만, 질적으로 업그레이드가 필요해요. 식품, 제약, 화장품 등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된 바이오 분야와 교사, 경찰, 소방, 사회복지 영역 등 지역 수요에 맞는 공공서비스 인력 양성이 중점 분야가 될 겁니다.
Q. 계속되는 평가로 대학의 부담이 크고, 사업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기획처도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압니다. 구성원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시죠.
김영식 처장: 변화에 대한 공감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구성원들이 따라와 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화할 수 없으니까요.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고 변화의 속도는 대학의 생존과 직결되는 만큼, 대학 혁신지원 사업을 통한 우리 대학의 혁신을 이루기 위해 구조 개선뿐 아니라 학생과 교직원 전 구성원의 노력이 절실합니다. 우리 대학도 당장 학부 단위의 통합 사무실이 운영되는 등 공간을 포함한 인적, 물적 자원에 대한 공유를 통해 대학 전체의 효율성을 높여 여유 자원을 교육에 더욱 집중할 계획입니다. 이런 변화를 공유의 개념으로 봐주시면 더 긍정적인 결과물을 창출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변화는 어렵고 불편하기도 하지만, 조금만 익숙해지면 편리함이 될 수 있죠. 정책 추진에 있어서 기획처를 포함한 대학 본부에 언제든 의견을 개진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거기에서부터 소통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2019년도는 서원대학교 혁신의 원년이면서 변화의 첫 단추를 끼우는 희망의 한 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가장 강한 종은 힘이 세거나 두뇌가 발달한 종이 아니라 단지 변화에 잘 적응하여 살아남는 종이다” 영국의 생물학자 찰스 다윈의 말이다. 진화생물학자들에 의하면 원래는 새였을 남극의 펭귄도 생존을 위해 날개를 지느러미 모양으로 퇴화시켜 변화에 적응해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한다. 산업구조와 노동시장, 직무역량의 변화에 따른 대학의 혁신이 강하게 요구되고 있다. 변화에 대한 적응을 넘어 변화를 이끌어가는 지속 가능한 대학을 위해 변화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중요한 시점이다.
원고 | 김보경 주간교수
사진 | 박솔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