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반값 등록금
[사설]반값 등록금
  • 사설
  • 승인 2011.09.01 12: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2050년 한국의 1인당 GDP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로 좋은 소식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2학기 등록금 고지서를 받아든 대학생과 학부모들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5월 29일에 시작된 촛불집회에서 제기된 반값 등록금 문제가 전국적인 이슈가 된 지도 3개월이 지났다. 내심 근본 대책은 아니더라도 가시적인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잔뜩 기대했던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이번에도 말의 성찬으로만 끝난 채 이렇다 할 대안이나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는 정부당국과 정치권에 대해 실망의 빛이 역력하다. 어디 그 뿐이랴. 학부모들은 등록금 납부 연기투쟁을 선언하는가 하면, 일부 대학총학생회는 벌써부터 2학기 등록금 투쟁을 예고하는 등 등록금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우리나라 대학등록금은 국ㆍ공립대와 사립대를 불문하고 OECD 회원국 중 미국 다음으로 높다. 하지만 우리보다 유일하게 비싼 등록금을 받고 있는 미국의 경우 등록금이 저렴한 국공립대 비율이 72%(한국 18%)이며, 나머지 사립대들도 상당수의 학생들이 각종 장학금 혜택을 받고 있어 사실상 대한민국의 대학 등록금이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한다.


대학등록금이 이 정도 수준이면 중산층은 허리가 휠 수밖에 없다. 등록재산이 58억 원이나 되는 오세훈 서울 시장조차 “두 딸의 대학등록금 때문에 허리가 휘는 줄 알았다”라고 할 정도면 여야 정치인들이 그토록 떠받들고 있다는 서민들이야 오죽하겠는가!


1000만원에 육박하는 고액의 등록금에 허덕이는 상당수의 학생들은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그 중에는 노동강도가 너무 세 이른바 ‘지옥의 알바’로 불리는 생체실험 마루타 아르바이트도 마다하지 않으며, 그리고 일부 여학생들은 심지어 유흥업소로까지 빠져들고 있다고 한다. 어디 그 뿐이랴. 등록금을 내지 못해 휴학을 하거나 군대를 가기도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사회에 받을 내딛지도 않은 대학생 5만 명이 이미 대부업체에 800억 원의 빚을 지고 있으며, 대학생 신용불량자도 최근 5년 사이 8배나 급증하여 3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한국의 2011년 IMD 교육경쟁력은 59개국 중 29위로 지난해보다 6단계 오르기는 했지만 국력에 비해 교육여건을 개선할 여지가 많다. 사회수요에 맞는 고등인재의 육성은 비용의 관점이 아니라 투자의 관점으로 봐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변변한 부존자원 하나 없는 우리가 믿고 의지할 것이라고는 인적 자원뿐이다. 특히 생산의 주요 요소가 토지, 노동, 자본에서 지식, 정보, 문화, 학습으로 옮겨가는 지식기반사회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해 넘어야 할 산과 건너야할 강이 많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릴 수 만은 없다. 무려 10조원의 적립금으로 쌓아두고도 거액의 등록금을 받는 대학들도 문제지만 무엇보다도 정부의 의지나 역할이 필요하다. 정부가 나서서 선결 과제인 부실대학 퇴출은 예정대로 하되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이념의 잣대로 보지 말고, 대통령의 공약여부에 관계없이, 그리고 양적 확대만을 추구해온 대학정책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등록금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