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시장의 쇠퇴를 부르는 악성규제
게임시장의 쇠퇴를 부르는 악성규제
  • 권범준
  • 승인 2019.06.1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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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개발의 미래는 어디로?

2019년 2월 한 인디(독립)게임 공유 사이트에 게시된 비영리 목적의 게임 4만여 개가 게임물 관리 위원회(이하 겜관위)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경고의 내용은 이러했다. ‘심의를 받지 않은 게임을 공유해선 안 되며 만약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과 행정조치를 받을 수 있다.’ 즉, 영리/비영리 목적과는 관계없이 심의가 매겨지지 않은 게임의 공유는 규제 대상이라는 의미이다.

위에서 언급한 인디게임 공유 사이트의 주된 이용자는 저연령층의 학생들이다. 이들은 아마추어 개발자로서 비영리적 목적으로 자신들의 창작물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으며 게임 개발자, 프로그래머의 꿈을 키우는 중이었다. 그러나 현 상황에 맞지 않는 규제로 어린 개발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본 규제는 2007년에 개정된 게임 산업 진흥에 대한 법률 21조 ‘등급분류’와 32조 ‘불법게임물 등의 유통금지 등’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렇다면 12년 전에 개정된 법안이 이제 와서 커다란 파동을 불러온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로 위의 두 법안에서는 사행성 성인 오락과 일반적 게임을 같은 범주에 놓고 있다. 사행성 성인 오락 개발을 막기 위해 만든 법이 다른 일반적인 게임의 개발 환경을 무너트리는 것이다.

두 번째로 심의등급 책정을 위해 드는 큰 비용과 복잡한 절차이다. 일반적으로 게임이 개발되는 플랫폼인 PC를 예로 들자면, 300mb를 넘는 고용량 게임은 소규모 독립 개발자가 부담하기에는 높은 36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본 논란의 중심에 있는 저연령층 개발자가 가장 많이 개발하는 플래시 게임의 경우 적게는 3만 원에서 많게는 8만 원까지 요구된다.

비용을 지불했다고 해서 심의가 통과되는 것도 아니다. 심의가 통과되지 않았을 경우 이전에 냈던 비용의 75%를 다시 지불하고 이의 신청을 해야 한다. 또한, 심의가 받아들여져도 바로 공유할 수 없고 총 37단계의 복잡한 절차를 모두 통과해야만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규제가 너무 갑작스럽게 확대된 것이다. 2019년 2월 경고문이 전달되기 전까지 관련 법안의 존재조차 몰랐던 사람들이 이번 규제 범위 확장으로 인해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었다. 특히 법과 규제에 무지한 저연령층 개발자들이 큰 타격을 입었고, 국내 게임 개발 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위기에 처하면서 불만 여론이 정점을 찍었다.

본 사안에 대해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이 3월 중 관련 법안의 발의를 약속하였고, 겜관위 역시 비영리 게임물의 규제 면제를 검토한다고 발표하면서 점차 개선의 여지를 보였다.

우리나라는 유독 게임에 관한 제약과 규제가 심하다. 영상이나 음악은 이런 복잡한 심의 절차를 밟지 않고 대중에게 공유되고 소비된다.
게임 역시 문화 활동이고 창작 활동이다. 점차 주력산업으로 키워져 나갈 게임산업이 이런 벽에 부딪혀 쇠퇴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보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하루빨리 규제 완화가 이루어져 IT강국에 이은 게임 개발 강국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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