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산성에 위치한 서장대와 동장대
상당산성에 위치한 서장대와 동장대
  • 서원대신문사
  • 승인 2019.06.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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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지역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화유산을 찾아서
[사진] 상당산성 안의 서장대(계승당, 좌)와 동장대(보화정, 우)
[사진] 상당산성 안의 서장대(계승당, 좌)와 동장대(보화정, 우)

사적 제212호, 청주 상당산성은 삼국시대 처음 축조된 석축산성이다. 상당산성에는 정자도 두 개 있다고 하는데 그동안 상당산성 둘레와 산성 마을을 여러 차례 둘러보았지만 따로 정자를 본 기억은 나지 않았다. 산성 둘레 곳곳에 세워진 지붕도 있고 기둥도 있는 문들이 정자인가? 내가 보고도 모르고 지나쳤나? 궁금하였다.

그러다 올봄 주말에 산길을 걷고 싶은데 이왕이면 청주가 내려다보이는 상당산성을 걸어보자 싶어 오랜만에 산성을 찾았다. 늘 남문에서 출발해서 시계방향으로 돌곤 한다. 가파르지 않으면서 나름 오르막 내리막이 있고 4.2 km 거리로 하루 걷기 코스로 딱 적당하였다. 남문 밖 확 트인 잔디밭과 산성 둘레 길, 산성 마을과 못, 산성에서 내려다보이는 청주 시가지와 탁 트인 미호 평야가 함께 어우러진 풍광 정취에 몸도, 눈도, 마음도 즐거워졌다. 한 번 다녀오니 너무 좋아서 그다음 주말 다시 산성을 찾았다.

마침 미세먼지도 물러가 하늘도 파랗고 공기도 맑았다. 철쭉과 노란 민들레, 다섯 꽃잎을 예쁘게 다 갖춘 깨알만큼 작은 꽃, 잎과 꽃도 잘 구분되지 않게 은은한 연둣빛 꽃들, 각양각색 꽃과 풀들이 한꺼번에 만발하였다. 먼저 번에는 동문(진동문)에서 산성 마을로 내려왔지만, 이번에는 산성이 끝나는 곳까지 가보았다. 산성 둘레길 동쪽 끝에서 예기치 않게 정자를 발견했다. 동장대다. 이름은 보화정(輔和亭)으로 1992년에 6칸으로 복원되었다. “장대(將臺)는 성곽의 주변을 살피고 장병들을 효과적으로 지휘하기 위해 건립된 건물”이다. 뜻밖에 동장대를 발견한 기쁨에 잠시 마루에 걸터앉아 주변에 흐드러지게 핀 철쭉과 동남쪽 아래로 물결처럼 구불구불한 논두렁을 내려다보았다. 다시 상당산성 마을 못을 지나 계단을 올라가 남문을 통과해서 주차장으로 나왔다. 관광안내소 앞에 비치된 상당산성 안내문을 집어 읽어보니 산성 서쪽에 동장대와 마주 보는 서장대도 있다고 나와 있다. 동장대도 그렇지만 서장대가 있다는 것은 더더욱 낯설었다. 동장대는 평소 남문에서 도중에 마을로 내려가 못 봤다 쳐도 남문에서 시계방향으로 산성을 도는 동안 서장대는 못 볼 수가 없는데 말이다. 서장대가 어디 있는지 궁금해서 안내 사무실에 가서 물어보니 산성 한 길 안쪽에 있다고 하였다. 그날은 이미 산성을 한 바퀴 다 돈 뒤라 다음에 올 때 서장대도 찾아가 보기로 했다.

다음 주말 상당산성에 다시 오게 되었다. 이번에는 무엇보다 서장대를 꼭 보고 싶었다. 남문에서 출발해 산성을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성 안쪽 숲속으로 난 길이 있나 살펴보았다. 얼마 가지 않아 숲속 길이 보이기에 들어가 걸었다. 숲속으로 난 길을 조금 걷다 보니 밖에서는 전혀 안 보이는 곳에 예상치 못한 너른 빈터가 나왔다.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숲속의 빈터에서 살짝 서쪽으로 꺾어진 오르막길로 올라가 보니 넓은 터에 제승당(制勝堂)이라는 서장대가 나타났다. 상당산성 안내도에서는 2014년 막 복원된 뒤의 서장대 사진인지 단청 색칠도 안 된 모습이었는데 이번에 가서 보니 단청과 기둥 모두 깨끗하게 단장되어 있다. 동장대와 서장대, 천년의 숨결을 간직해온 상당의 품에 새 천년 기운생동(氣韻生動)을 주는 풍류의 양 날개다.

원고 | 교양대학 황혜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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