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빼 먹는 배달원
음식 빼 먹는 배달원
  • 임지은 기자
  • 승인 2019.11.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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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시스템 허점을 보완할 강력한 대책 필요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배우 류승룡이 광고한 B사의 유명 캐치프레이즈다. 청년층뿐만 아니라 중장년층까지 이 뒷말을 모르는 사람이 드물 정도로, 대한민국은 바야흐로 ‘배달 공화국’이다. 전화 한 통 혹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조작 몇 번이면 간단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배달 서비스는 우리 삶에 빠르게 녹아들었고,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주요 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 편리한 배달 산업의 이면에는 여러 문제가 존재한다. 특히 최근에 대두되고 있는 문제는 배달 서비스의 핵심이자 주체라고도 할 수 있는 배달원과 관련된 것으로, 일명 ‘배달원 음식 빼먹기’ 사건이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의 글로부터 시작된 해당 사건은 배달 서비스를 즐겨 이용하던 고객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배달대행업체 소속 배달원들이 손님의 음식을 훔쳐 먹는 인증샷을 익명 커뮤니티에 올린 것이다. 순살 치킨이나 피자 위 토핑, 심지어는 콜라나 토스트 빵 한 쪽을 몰래 먹는 등 음식 절도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이용자들은 “비위가 상해서 더는 못 시켜 먹겠다”, “위생적으로도 크게 걱정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국소비자원에 의하면 올해 1분기(1∼3월)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배달음식 관련 상담 건수는 143건으로, 지난해 1분기(119건)보다 20.2% 증가했다. 배달음식 소비자 불만은 2017년 394건에서 지난해 483건으로 전년대비 22.6%까지 늘었다.

피해를 입은 건 주문자만이 아니다. 배달을 맡기는 가게 업주 역시 배달원 절도 문제에 크게 골머리를 썩고 있다. 대행업체 측에서 절도 행위에 대한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기 때문에 범죄를 저지른 배달원은 문제없고, 정작 그 피해에 대한 책임은 점주가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구조 탓이다. 평점 하락 등으로 인한 가게 이미지 훼손도 감수해야 하며, 가게 업주가 배달원에게 항의했을 시에는 역으로 배달대행 기사 측에서 해당 가게를 차단할 수 있다. 업주에게 배달원 선택 권한이 없고, 오히려 배달대행 기사 쪽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책으로 등장한 것이 ‘안심 스티커’이다. 음식 포장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스티커가 뜯어진 채 배달이 왔을 경우 가게에 연락하면 교환이나 환불을 보장한다. 

그러나 해당 스티커의 비용을 고객에게 추가로 전가시키는 경우가 많아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졌다. ‘배달 사고는 관리를 못 한 업주의 잘못인데 왜 소비자가 그를 책임져야 하냐’라는 이야기다. 
원가가 100원도 채 되지 않는 스티커를 붙이는 데에 500원이나 비용을 추가로 받는 게 또 다른 장사의 수단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반면, 추가 비용을 내더라도 기꺼이 안심 스티커를 이용하겠다는 소비자층 역시 있다.

그러나 안심 스티커가 완전한 해결책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배달원이 마음만 먹으면 쉽게 뗐다가 다시 붙일 수 있는 허술한 구조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배달원 음식 빼먹기’ 역시 명백한 절도죄다. 적발 시 6년 이하의 징역 혹은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음식은 전달 전까지는 가게 업주의 소유이기 때문에 피해를 본 소비자가 신고를 해도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배달 산업의 떨어진 신뢰성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허점을 보완할 수 있는 강력한 법적 제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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