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성 악용, 공인 넘어 우리 주변까지 피해
익명성 악용, 공인 넘어 우리 주변까지 피해
  • 임지은 기자
  • 승인 2019.11.2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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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책은 ‘인터넷 실명제’ 아닌 이용자들의 자정 작용
(인포그래픽=임지은 기자)
(인포그래픽 = 임지은 기자)

인터넷 사용이 보편화된 이래, 익명성의 악용은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고질적 문제로 손꼽히고 있다. 익명성은 인터넷의 가장 대표적인 속성 중 하나로, 사용자들의 자유로운 주장과 표현을 장려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그러나 애초의 목적이 퇴색되며, 악플로 통칭되는 언어폭력이나 사이버 불링 등의 피해가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이와 같은 피해는 공인에게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타격이 막심한 직종은 대중과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연예인이다.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는 “최근 익명성에 기댄 사이버 언어폭력과 악성 루머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될 만큼 심각성을 띠고 있다”라며 “대중문화예술인이 단지 ‘공인’이라는 이유로 감수할 수 있는 부분을 넘어서 한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고 그 가족과주변인까지 고통받게 하는 사이버 테러 언어폭력을 더 이상 본 협회는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악플 근절의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익명성 문제가 공인에게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각종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의 활성화로 인해 그 피해의 범위는 이제 일반인으로까지 확장되었다.

대표적인 예시로 대학교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을 들 수 있다. 에브리타임은 익명제를 채택하고 있어 이용자 간 부담 없이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앱이다. 그러나 일부 악성 이용자의 악플 및 추측성 게시글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어렵거나 특정 사람 및 학과 등을 음해하는 게시물 혹은 댓글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남에 따라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재학생 A는 “우리 학과 비방글을 에브리타임에서 봤을 땐 정말 놀랐다”라고 말하며 “읽어 보니 사실도 아닌 글을 진짜인 것처럼 적어둔 게시글이었다. 그런데도 한동안은 ‘혹시 다른 사람이 진짜 나쁘게 보면 어쩌나’ 싶어 눈치를 보고 다녔다”라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인터넷 익명성 문제의 대안책으로 제시되는 것 중 하나가 ‘인터넷 실명제’이다. 2007년 도입되었다가 5년 만에 폐지되었던 해당 제도는 지난 10월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2만여 명의 동의를 받으며 다시금 주목받았다. 당시 인터넷 실명제는 표현의 자유 침해와 언론 탄압 방지 등의 사유로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을 받았으나, 그 이후 악플을 예방할 실효성 있는 제도가 부재했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준실명제의 추진을 촉구하며 현 사회의 책임감 없는 댓글 문화를 비판했다.

그러나 익명성 문제의 근본적 해결 방법은 인터넷 실명제가 아닌, 이용자의 인식 개선이다. 이용자인 우리는 편리한 익명성에 무작정 기댈 것이 아니라 여러 번 숙고하고 따져 보아야 한다.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현 사회에서 우리는 그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다. 하지만 비방과 차별, 혐오로 얼룩진 자유는 과연 온전한 자유인가.

결국 요구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윤리 의식이다. 사회 구성원들의 자정 작용이 밑바탕이 된다면 자연히 익명성 문제도 완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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