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 따라 획일화 되어가는 ‘인스타용’ 전시 문화
유행 따라 획일화 되어가는 ‘인스타용’ 전시 문화
  • 최한나 기자
  • 승인 2019.11.2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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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용 전시, 작품 교감 기회 떨어뜨린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인포그래픽 = 최한나 기자
(인포그래픽 = 최한나 기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Instagram)의 대중화로, 젊은 층 사이에서는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이 성행하고 있다. 

인스타그래머블이란 인스타그램과 ‘할 수 있는’이라는 뜻의 ‘able’이 합쳐진 것으로,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이라는 의미이다.

인스타그래머블이 젊은 층의 새로운 소비문화로 떠오름에 따라 인스타용 전시, 감성 스팟 등이 업계의 마케팅 트렌드가 되었다. 

전시하면 흔히 떠올리는 관람형 전시뿐만 아니라 사진을 찍고, 만져보는 체험형 전시가 늘어난 것이다. 

최근에는 소위 ‘인생샷을 찍을 수 있다’라고 광고하는 전시회도 적지 않다. 인스타 감성 전시임을 알리기 위해 이름을 ‘인생 사진관’이나 ‘인스타지아’로 내건다.

전시 제작자 입장에서도 체험형 인스타용 전시는 매력적인 콘텐츠다. 관람객들이 올리는 인증 사진은 높은 전시 홍보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관람객들의 후기와 인스타그래머블한 사진은 어떤 업체의 광고보다도 더욱 생생한 홍보를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인스타용 전시는 일반 대중들에게 다소 낯선 전시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계기가 됐다. 기존의 전시 문화가 예술 애호가나 전문가들 위주의 폐쇄적인 성격이었다면, 인스타용 전시는 예술의 대중성을 도모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인스타용 전시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포토존에서 벗어난 사진 촬영과 셔터 소리로 인해, 감상에 집중하고 싶은 관람객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것이다. 인증샷을 찍으며 작품에 기대거나, 껴안는 등의 행동으로 전시 막바지에는 작품이 훼손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인스타용 전시가 과연 질적으로 우수한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단순히 관람객을 끌어들일 목적의 ‘보여주기식’ 전시 때문이다. 지난 4월까지 열린 <르누아르 : 여인의 향기展> 후기에는 ‘기대했던 것보다 별 게 없었다. 사진 찍기는 좋았다.’, ‘사진을 위한 전시’라는 감상평을 볼 수 있었다.

한 네티즌은 최근의 전시들에 대해 ‘어느 전시를 가든 네온사인 전등에 감성적인 문구를 활용하고 있다.’라며, 전시회 각각의 개성이나 디자인적 차별성을 찾아보기 어려워졌음을 지적했다.

인스타용 전시의 성행으로 오히려 정통 순수 미술 전시가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인스타용 전시가 작품의 감상과 교감이라는 전시의 본래 목적을 변질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관객이 작품에 집중하고 깊은 교감을 할 수 있는 전시회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전했다.

예술을 감상하는 데 있어 절대적인 방법이나 옳고 그름은 없다. 전시를 꼭 엄숙한 분위기에서 감상해야 한다거나 사진으로 인증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요즘의 전시 문화가 인스타그램에 ‘나’를 전시하려는 목적은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행에 따르는 획일화된 전시 형태는 또다시 대중들의 문화 활동 다양성을 제한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시 제작자는 전시의 목적과 질, 다양한 콘텐츠의 적정선을 고민하고, 관람객은 그에 걸맞은 관람 예절을 준수하여 쾌적한 전시 문화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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