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패션의류학과 유혜자 교수님](/news/photo/201911/3132_2035_1431.jpeg)
인생은 끊임없는 노력일까? 아니다. 인생은 끊임없는 성찰을 통한 배움이다. 노력은 그 과정 안에 있다. 삶을 성찰하고 인생의 지도를 그려가기 위해 우리와 함께 했던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Q.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교수님?
A. 퇴임한 지 두 달밖에 안 지났는데, 30년 넘게 다닌 학교생활이 까마득하게 느껴집니다. 지난 6월 말 학교 연구실을 정리하면서 마음이 맞는 동료, 제자들과 7평의 작은 공간에 연구실을 마련했습니다. 어떤 목적이 있는 일을 구상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틈나는 대로 들러 이것저것 하고 있는데, 아직은 일주일에 한 번 들르기도 어려울 만큼 바쁘게 잘 지냅니다.
Q. 퇴임 이후 가장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A. 가장 큰 변화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것이지요. 시간이 여의치 않아 미루었던 취미생활도 하고 가족,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며 여유를 누리고 있습니다. 모임에서 바쁘다고 사양했던 총무도 맡아 감투도 늘었어요. 그간 못했던 할머니, 엄마 역할을 하면서 손주들 어린이집 등, 하원 시키는 일도 즐겁네요. 아이들하고 지내는 시간 동안 소리 내서 많이 웃을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습니다.
Q. 새롭게 시작하신 일 있으세요?
A. 거창한 것은 없어요. 대중교통을 이용해 많이 걸으면서 건강 챙기고, 그리고 싶은 그림 그리고, 직조로 작품을 짜고, 서양 매듭(마크라메)도 하고 있는데, 천연 염색도 지속하려고 합니다. 새로운 일은 재미있고 흥미롭죠. 언젠가 재능기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어요. 학생들이 점점 종이책을 멀리하고 교재도 잘 구입하지 않아서 쉽게 볼 수 있도록 지금까지 저술했던 책들을 디지털화해볼까 합니다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어요.
Q. 퇴임 하고도 형설교수장학회 장학금 기부를 지속하시는데요, 어떤 마음이신지요?
A. 서원대학교 학생들에게 감사의 표시로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가 결정했는데, 건강하게 오래오래 기부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Q. 교수님에게 ‘인생’은 어떤 것인가요?
A. 인생은 무릇 최선을 다해야 살아낼 수 있는 만만치 않은 것임은 분명합니다. 그렇다고 사람들 가운데서 언제나 튀고 빛나려고만 하면 지치고 힘들고 즐거움이 없지요. 주변 환경이나 사람들과 잘 어울리면서 나를 필요로 하고, 필요한 곳에서 쓰임 받으며 최선을 다하면 행복할 수 있는 것 아닐까 합니다. 서원대학교와 그곳에서 맺은 많은 인연에 늘 감사합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땀 흘려 일한 뒤의 휴식 같은 여유가 느껴진다. 훗날 우리에게 선물과도 같은 여유를 안겨줄 ‘오늘 하루’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본다.
원고 | 김보경 주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