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아모르마네트」 저자 김진명 작가를 만나다
「직지-아모르마네트」 저자 김진명 작가를 만나다
  • 최한나 기자
  • 승인 2019.11.25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8월 발간된 「직지-아모르마네트」는 직지를 한글의 정신과 연관 지어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와 비교한 팩션 소설이다.

팩션 소설이란 사실(fact)에 허구(fiction)를 더한 소설로, 작가는 팩션과 픽션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서술한다.

이 소설에서 작가는 살인사건을 앞세워 현재와 조선 세종, 15세기의 유럽을 넘나들며 금속활자의 전파와 직지에 대한 미스터리를 풀어나간다.

「직지-아모르마네트」에는 우리 대학이 배경으로 묘사되었고, 9월 26일 미래창조관에서 김진명 작가 강연회가 열렸다. 강연회가 끝난 뒤, 김진명 작가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Q. 부제를 ‘아모르마네트’라고 정한 이유가 있나요?
A. 직지가 갖는 ‘조선 세종의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개념은 서구에서 꽃 피었습니다. 그 시대는 중세 라틴어를 사용하던 시절인데요, 그래서 ‘세종과 서구 중세와의 동행’이라는 의미로 아모르마네트라는 부제를 붙이게 되었습니다.

Q. 김정진 교수가 소설에 등장한 이유와 인물과 학교를 실명으로 설정한 이유가 있나요?
A. 김정진 교수는 소설 직지를 쓰도록 많은 도움을 준 분입니다. 김정진 교수와 서원대학교의 실명을 쓴 것은 이분들이 직지의 전파에 굉장히 애를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설을 통해서 그분들의 수고를 조금이나마 치하하고 싶었습니다.

Q. 직지에 대해 조사하면서 특별하게 느낀 점이 있으신가요?
A. 현재는 학자들의 과학적 검증으로 인해 직지가 유럽에 전해졌다는 사실이 확실하게 드러났습니다. 이 직지가 유럽까지 전파되어서 구텐베르크 혁명을 일으켰다는 역사적 사실에 우리 민족이 기여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Q. 소설 맨 앞 장에 ‘인간은 때로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 그게 더 의미가 있다면’이라는 문구가 작가의 친필로 적혀있는데, 작가로서 이 점을 이야기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우리의 삶이 외향적이고 물질적이기 때문에 우리 문화의 매력과 전통을 파헤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사회 전체가 물질만능주의로 흘러서는 안 됩니다. 우리에게는 불행을 택할 수 있는 인간의 위대한 정신세계도 있으니까 그 세계를 찾아 나아가자는 콘셉트로 쓰게 되었습니다.

Q. 소설 직지를 지필하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문장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은수가 55년간의 묵언 수행을 끝내고 중세 유럽에서 처음으로 내뱉은 말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55년이면 소리를 거의 잃어버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은수는 ‘상감마마, 새 글자는 완성하셨는지요?’라는 말을 하는데요. 그 부분이 가장 심혈을 기울여 쓴 대목입니다.

Q. 글을 쓸 때나 인생을 살면서 힘들 때 작가님만의 극복 방법이 있나요?
A. 인류가 살아왔던 위대한 모습들을 떠올리면서 ‘나에게 닥친 것은 매우 작은 일에 불과하다’라고 생각하며 이겨내려고 노력합니다.

Q. 작가로서의 소명이나 철학 같은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A. 한국인의 단절된 문화나 가치관이 부재된 사회에 한국인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우리 사회에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고구려’, ‘미중전쟁’ 등 평소 정치, 외교, 역사와 같은 민감한 주제로 소설을 쓰시는데 특별히 그런 분야의 소설을 써야겠다고 생각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A. 소설은 작가의 체험이나 내면을 드러내는 것들이 많습니다. 저는 철학을 공부하면서 인간 정신의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주장하는 것보다 관찰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주장에는 반대의 주장이 있지만 관찰은 하면 할수록 자신의 깊이를 더욱 깊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한국 사회가 잘 되어야 나와 내 이웃이 잘 될 수 있는 것이고, 우리가 다 같이 나아지는 것이 내가 나아지는 것과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사회에 무엇이 제일 중요한지에 대해 고민하고, 구부러진 역사나 잃어버린 문화를 갖고 글을 쓰는 것입니다.

Q. 차기작은 대통령 선거 내용이라고 들었는데요, 민감한 주제인 만큼 어떻게 접근할 예정인지 여쭈어봐도 될까요?
A. 이것이 누군가의 편을 드는 것이 되면 안 되기 때문에 그것을 경계하면서 집필할 예정입니다. 다만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은 후보들이 국가와 민주주의, 그리고 우리나라의 국체에 대해 어떤 가치관과 사상을 갖고 있는지 모르고 감정에 의거해 선거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차기작을 통해 후보들의 사상적 배경과 우리 사회의 큰 변화에 대해 가지고 있는 대처 방법들을 드러내려 합니다. 이를 통해 국민들이 사전에 후보에 대해 정밀하게 인지하고 투표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세상에는 외면의 힘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보다 훨씬 중요하고 위대한, 인류가 진정으로 평가해주는 내면의 힘이 있습니다. 젊을 때에 내면의 세계와 힘을 가지고 인생을 출발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