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문에 얼룩진 도쿄올림픽
추문에 얼룩진 도쿄올림픽
  • 임지은 기자
  • 승인 2020.04.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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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케시마’부터 방사능까지, 우려의 목소리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도쿄 올림픽이 공식적으로 개최 연기를 발표했다. 당초 2020년 7월 24일에 열려 8월 9일 폐막을 예정하고 있었으나, 호주·캐나다·뉴질랜드 등의 주요 국가들이 코로나19를 이유로 불참을 선언하자 도쿄 올림픽을 약 1년간 연기하여 2021년 7월 23일에 개막식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에 맞추어, 오는 8월 25일부터 9월 6일까지 개최할 예정이던 도쿄 패럴림픽 역시 내년 8월 24일로 개막이 미뤄졌다.

그러나 1년 안에 코로나19 사태가 말끔히 해결되더라도 도쿄 올림픽의 무사 개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도쿄 올림픽을 둘러싼 여러 난제에 많은 사람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표하고 있다.

 

◆ 비용 문제

간사이대 미야모토 가쓰히로 명예교수는 올림픽 1년 연기에 드는 추가 비용만 6408억 엔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는 한화로 따지면 약 7조 3000억 원에 이르는 엄청난 금액이다. 이미 개최를 위해 3조 700억 엔(약 35조 원)을 지출한 일본에 있어서 이는 부담스러운 금액으로, 일본 조직위원회는 국제올림픽위원회 IOC에 추가 비용 분담을 요청하고 있다.

티켓 판매 등으로 기록한 수익 문제도 뒤를 이었다. 이미 일본 측은 도쿄 올림픽 508만 장, 패럴림픽 165만 장의 티켓을 판매해 약 900억 엔(약 1조 원)의 수익을 올린 바 있다. 3월 18일 아사히 신문은 도쿄올림픽 입장권 구입 약관에 “당 법인이 도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티켓 규약에 따라 결정된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그 원인이 불가항력에 따른 상황일 경우에는 당 법인은 불이행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라는 내용이 있음을 보도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공중위생 관련 긴급사태로 간주하고 티켓을 환불하지 않을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연기가 확정된 후 대회 조직위원회에서는 환불도 고려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미 판매된 티켓을 내년 올림픽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조정하되, 편의를 고려하여 구매자가 환불을 요청할 시 환불을 해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밀려오는 문의나 환불 요청에 도쿄 올림픽은 어떻게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방사능 안전성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로 인한 일본 전역의 방사능 오염 문제가 심각하다. 일본은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도쿄만 일대의 방사선량이 충분히 안전한 수준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조직위원회 측에서는 모든 올림픽 경기장이 전 세계 주요 도시보다 방사선량이 낮다고 밝혔으며, 성화 봉송로를 후쿠시마 내로 지정하거나 선수들에게 후쿠시마산 농산물을 제공하겠다는 등 논란에도 불구하고 안전에 자신이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국내 언론 취재 결과 경기장 내의 방사능 검출치가 일본 정부의 발표보다 현저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KBS 프로그램 ‘시사기획 창’ 취재에 따르면 철인3종경기가 열릴 오다이바 해변공원에서는 국제기준을 6배나 초과하는 방사선량이 검출되었다. 우리나라 선수단이 별도로 이용할 급식지원센터의 방사선량도 일본 정부에서 공개한 시간당 방사선량의 4배 이상 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후쿠시마 성화 봉송로는 그보다 심각하다. 국제 기준 최대 10배, 일본 자체 기준 5배 높은 수치에 달했으며 토양의 경우 일부 측정 지점에서 최대 2만 배까지 기준 방사선량을 초과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국 성인 남녀 1097명 중 56%가 ‘방사능 오염 우려로 도쿄 올림픽 불참에 찬성한다’라고 답한 것으로 밝혀졌다.

 

◆ 정치적 문제

지난 31일,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대회 경기장 반입 금지 물품에 욱일기를 제외한 것으로 드러났다. 욱일기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붉은 원 주위에 여러 갈래로 퍼지는 햇살을 형상화한 깃발이다. 일반적으로 독일 나치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전범기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일본 측에서는 욱일기가 일본 내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는 이유로 정치적·차별적 의미를 담고 있지 않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이는 올림픽 헌장에도 위배되는 사항이다. IOC 헌장 50조는 ‘올림픽과 관련한 모든 시설이나 장소에서는 그 어떤 정치적, 종교적, 인종차별적 시위나 선전 활동을 금지한다’라는 내용으로, 전범기의 허용은 IOC에서 엄격하게 금하는 정치적·차별적 행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IOC는 한국의 꾸준한 항의에도 불구하고 이를 묵인하고 있다.

일본의 문제적 행보는 도쿄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나타났다. 홈페이지 내에서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했을 뿐만 아니라 동해 역시 ‘일본해’로 표시하였으며, 러시아와 영토 분쟁 중인 쿠릴 열도 또한 일본 영토로 나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와 같은 행보에 논란이 이어졌으나, 일본 측은 요지부동의 태도를 취하고 있다.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이 온갖 추문에 얼룩진 상태다. 일본의 아베 총리는 도쿄 올림픽을 “인류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겨낸 증표로 삼겠다”라며 운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으나, 코로나19 외의 문제에서는 부적절한 침묵만을 지키고 있다. 이대로라면 도쿄 올림픽은 더 이상 순수한 평화의 상징으로서의 ‘올림픽’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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