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 없는 가짜 뉴스 확산, ‘인포데믹’ 사태와의 전쟁
근거 없는 가짜 뉴스 확산, ‘인포데믹’ 사태와의 전쟁
  • 임지은 기자
  • 승인 2020.04.2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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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자가진단법과 혐오·차별 범죄 난무… ‘정보 위생’에 유의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사태에 전 세계가 공포와 혼란에 휩싸였다.

세계보건기구 WHO에서는 코로나19와 함께 ‘인포데믹(infodemic)’이 동반되고 있다며, 범람하는 거짓 정보에 대해 강하게 경고했다. 인포데믹이란 정보(information)와 유행성 전염병(epidemic)의 합성어로, 악성 루머나 잘못된 정보가 빠르게 확산되는 정보 전염 현상을 의미한다.

바이러스는 열에 약하므로 뜨거운 물을 마시면 예방이 된다거나, 숨을 몇 초 이상 참을 수 있으면 코로나19에 걸린 것이 아니라는 자가진단법, 스마트폰 산소포화도 측정 기능에서 90% 이하 수치가 나온다면 코로나19를 의심해야 한다는 주장 등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들끓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루머에 단호히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류정선 인하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폐의 기능적 측면을 가지고 병을 단정 짓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히며, “물을 마시는 것과 감염은 상관이 없다”라고 일축했다. 또한, 손장원 한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응급실에 실려 올 정도로 (폐렴이) 심한 경우 산소포화도가 낮아질 수 있지만, 산소포화도 자가측정으로 이를 예견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생명공학을 전공한 대학생들이 코로나19 정보 팩트체크 사이트를 개설하기도 했다. 연세대 4학년 천모 씨 등 2명의 학생이 개설한 ‘코로나QNA(www.coronaqna.com)’ 사이트에서는 코로나 환자 추이와 관련 정보를 전달하며, 전문가 의견이나 논문 등 비교적 신뢰할 수 있는 정보들을 소개한다.

가짜 뉴스를 중심으로 한 혼란 조성은 불안감을 자극하고, 오해와 편견을 빠른 속도로 퍼뜨리는 결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불안해진 사람들은 지역 내 감염자 개개인의 평소 행실과 이동 경로에 예민하게 반응하거나 비난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는 한다. 심지어는 확진자 개인의 신상정보를 퍼뜨리고 악플을 다는 등 가해에 동참하기도 한다. 일부 네티즌은 이동 경로를 하나하나 비웃으며 ‘불륜’이라고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려, 이에 정신과 상담을 받은 확진자도 존재했다.

이런 현상은 비단 국내에서만 발생하는 일이 아니다. 외국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에 휩쓸린 대중이 여러 피해를 호소했다. 이 중 가장 크게 대두된 문제는 인종차별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최초 발생지가 중국 우한이었다는 이유로, 동양인을 향한 무차별 인종차별 사례가 급증했다. 뉴욕의 지하철역에서 아시아계 여성이 흑인 남성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거나, 흑인 남성이 아시아계 승객을 향해 스프레이를 난사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독일에서는 길 가던 중국계 여성이 욕설과 함께 발길질을 당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중국계 청년이 30대 남성이 던진 유리잔에 맞기도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영국 BBC 방송에 출연해 이와 같은 상황에 “각국 정부는 이를 막아야 하는 책임이 있다”라며, “이는 우리가 함께 상황을 극복해나가기 위해 전적으로 필요한 협력의 정신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유감을 표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한 공포 확산이 전 세계를 갉아먹고 있다. BBC에서는 이러한 상황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보 위생’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하며, 일곱 가지 수칙을 제안했다. 첫째, 일단 멈추고 생각하라. 둘째, 출처를 확인하라. 셋째, 가짜일 수 있는지 의심하라. 넷째, 확실하지 않으면 공유하지 말라. 다섯째, 사실을 개별적으로 확인하라. 여섯째, 감정적 게시물을 조심하라. 일곱째, 동의한다고 공유하지 말라.

우리 사회가 맞서 싸우고 있는 건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뿐만이 아니다. 인간의 불안을 자극해 사회를 무너뜨리는, 실체 없는 공포와의 전쟁도 동시에 치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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