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영화 '굿 윌 헌팅' 포스터 (배급사 | (주)영화사 오원)](/news/photo/202009/3335_2236_1752.jpg)
영화는 보스턴 빈민촌에 사는 ‘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윌은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일용직 청소부로 일하고 있지만 역사, 예술, 수학 등 다방면에 재능이 있는 수재이다. 그런 윌은 교수들도 몇 년에 걸쳐 증명한 수학 문제를 단숨에 풀어내면서 ‘제랄드 램보’ 교수 눈에 띄게 된다.
하지만 윌은 몇 차례의 입양과 파양, 양아버지의 가정폭력으로 인해 마음의 문을 닫은 상태로,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며 여기저기 싸움을 걸고 다닌다. 그렇기 때문에 램보 교수는 대학 동기인 심리학 교수 ‘숀’에게 윌의 상담을 부탁하게 된다.
‘굿 윌 헌팅’은 1997년 개봉작으로, 2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명작으로 회자되는 작품 중 하나이다. 특히 굿 윌 헌팅의 각본은 주인공 윌 역할을 맡은 맷 데이먼이 하버드대학교를 재학하며 쓴 것으로 알려졌고, 후에 맷 데이먼의 친구인 벤 에플릭이 합류해 작업하게 된다. 그는 작중 윌의 친구인 ‘처키’ 역을 연기했다.
영화는 흥행과 동시에 1998년 영국 골든 글로브 각본상을 거머쥐었다. 또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고, ‘숀’ 역의 로빈 윌리엄스는 남우조연상, 맷 데이먼과 벤 에플릭은 각본상을 연이어 수상해 아카데미 시상식 2관왕에 올랐다. 맷 데이먼과 벤 에플릭은 굿 윌 헌팅의 흥행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제작자로서의 능력을 인정받게 되었다.
그렇다면 굿 윌 헌팅이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부터 굿 윌 헌팅의 매력을 명대사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관점 포인트>
1. “Your move chief.”
윌과 숀은 첫 만남에서부터 꼬이게 된다. 윌은 자신이 아는 지식으로 숀의 삶과 그의 아내를 멋대로 판단한다. 숀의 그림을 보고 숀에 대해 다 아는 것처럼 말하며, 죽은 숀의 아내를 들먹이는 무례를 범한다. 숀과 유대를 형성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선전포고였다.
하지만 이후 숀은 그런 윌과 다시 만나 대화를 나누며 이런 말을 한다. “내 눈에는 네가 지적이고 자신감 있기보다는 오만 가득한 겁쟁이 어린애로만 보여. (중략) 우선 너 스스로에 대해 말해야 해. 너 자신이 누군지 말이야. 하지만 말하고 싶지 않지? 자신이 어떤 말을 할까 겁내고 있으니까. 네가 선택해, 윌.”
윌은 어릴 적 학대로 인해 몸은 성인이지만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이 하고 싶은지조차 모른 채 모든 것이 두려운 어린아이로 자랐다. 하지만 숀은 그런 윌에게 자신에 대해 알아갈 기회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삶의 모든 건 결국 스스로 선택해 만들어가는 것이며, 그래야만 하기 때문이다.
2. “It’s for about ten seconds from when I pull up to the curb and when I get to your door.”
윌은 천재적인 재능이 있음에도 일용직을 전전하며 현재의 삶에 안주한다. 자기 삶에 작은 변화조차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 윌에게 친구인 처키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내 하루 중 언젠가 제일 행복한지 알아? 내가 차를 세우고 너희 집 현관까지 가는 10초야. 어쩌면 문을 두드려도 네가 없을지 모르니까 말이야. 안녕이란 말도, 작별의 말도 없이 네가 떠났을지도 모르니까. 내가 아는 건 별로 없어도 그것만은 확실히 알아. 적어도 그 순간만은 행복할 거야.”
처키가 윌을 얼마큼이나 위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윌이 자신의 재능을 맘껏 펼칠 수 있길 바라며 한 마디 인사 없이 보스턴을 떠나길 바라는 것이다. 능력이 있음에도 두려움에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어린 친구를 위해, 처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응원을 윌에게 건넸다.
3. “It’s not your fault.”
숀은 윌이 어릴 적 겪은 학대 자료를 보며 윌에게 말했다. “네 잘못이 아니야.” 윌은 숀에게 자신도 알고 있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숀은 또 윌에게 “내 눈을 똑바로 봐.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이야기한다. 윌은 결국 한 평생 참았던 눈물을 흘리며 숀을 껴안는다.
많은 이들이 굿 윌 헌팅의 명대사로 손꼽는 문장이다. 윌에게는 형식적인 치료가 아니라 모든 것은 너 때문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는 확신이 필요했다. 어린 시절 겪은 양아버지의 학대도, 몇 차례의 파양도 전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확신 말이다.
결국 윌은 ‘진심’의 위로가 필요했고, 숀은 그런 윌에게 온 정성을 다해 확신과 위로를 준 것이다.
<총평>
삶을 살면서 인간은 늘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문장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굿 윌 헌팅 또한 윌의 선택에 의해 내용이 전개된다. 숀과 진심을 나누길 선택했고, 연인과 사랑을 하길 선택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선택의 결과가 아닌 선택을 ‘했다.’라는 작은 용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살면서 수많은 선택을 한 자신의 용기에, 그로써 변화하고 나아갈 기회를 얻은 당신에게 더없이 많은 위로와 사랑을 주어야 한다.
이제는 고전 명작이 되어버린 굿 윌 헌팅, 오늘날의 영화계에서는 조금 진부한 스토리일지 모른다. 하지만 개인의 생존으로만 점철된 딱딱한 현대 사회에서 굿 윌 헌팅은 우리에게 분명히 가슴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심규민(호텔외식조리·15) 기자의 평처럼 굿 윌 헌팅은 “사람에게는 각자만의 아픔이 있고 자신만의 고민이 있다는 것을 알아봐 주는 영화”였다. 시대가 끊임없이 굿 윌 헌팅을 회자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우린 계속해서 ‘나’에 대해 알아가야 하지만 ‘나’를 알아가는 그 과정 속에서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괴로워질 때가 있다. 이상과 현실의 깊은 괴리 또한 우리를 어지럽게 만들며, 자신을 탓하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순간들 속에서 ‘나’는 나에게 솔직해져야만 하며, 나를 온전히 ‘나’로써 봐주어야 한다. 자신을 직시하고, 사랑해 줄 때 모든 것이 가벼워진다.
힘들고 지치는 요즘, 서로의 숀이 되어주자. “It’s not your faul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