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부터 윤리적 소비까지, 비거니즘 들여다보기
채식주의부터 윤리적 소비까지, 비거니즘 들여다보기
  • 임지은 기자
  • 승인 2020.09.1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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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건강뿐만 아니라 동물권과 환경도 지켜요

비거니즘(Veganism)은 동물을 착취해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거부해야 한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동물권을 옹호하며 종 차별에 반대하는 사상과 철학을 뜻한다.

최근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전 세계에 퍼지고 있는 트렌드인 비거니즘은 식품 시장에서뿐만 아니라 의류 및 생활용품, 뷰티 시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본래 비건(Vegan)은 육류나 생선 등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지 않는 채식주의의 의미로 사용되었으나, 현대에 들어서서 그보다 더 넓은 의미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확장되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18년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 정도인 100~150만 명이 채식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십 년 전에 비해 약 10배 정도 증가한 수치이며, 그중 ‘완전 채식’을 하는 비건 인구는 50만 명으로 추산되었다.

국내에서도 결코 작지만은 않은 규모인 비건 집단, 이들은 과연 왜 비거니즘을 선택하게 된 것일까. 

첫째, 개인의 건강이나 다이어트 등을 위해서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경우가 있다. 채식은 식이섬유나 항산화 물질, 불포화지방산, 마그네슘 등의 영양소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당뇨병을 예방하고, 피부 건강에 도움을 준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에 따르면, 동물성 식품 섭취를 줄이고 식물 기반 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을 34% 낮추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일부 동물성 식품에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들 역시 완전 채식을 선택하기도 한다.

둘째, 환경 보호를 위해 비거니즘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이들은 과도한 육식 및 자원 낭비가 환경을 파괴하고 지구온난화를 촉진시키고 있다는 사실에 경각심을 가지고 비건을 지향한다. 2019년 유엔식량농업기구에서는 전 세계 가축 700억 마리가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지구 전체 온실가스의 14.5%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실제 베지테리안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가축과 축산폐기물, 사육을 위해 숲과 초원을 태우는 행위 등은 매년 1억 1000만~1억 6000만 톤의 메탄가스를 방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셋째, 동물 복지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비건이 되는 경우가 있다. 현재 많은 가축들은 인간의 이익을 위해서 공장식 축산 농장에서 밀집 사육되고 잔인하게 도축된다. 예시로, 돼지는 생후 3일 이내 송곳니와 꼬리를 강제로 제거당하며, 산란계(달걀 생산을 위한 닭)는 수컷으로 태어났을 시 유정란 농장으로 출하되거나 분쇄기로 갈려 나간다. 암컷 산란계는 동족끼리 공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취 없이 부리를 자르게 되는데,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이를 인간의 손톱을 마취 없이 뽑는 것과 같은 정도의 고통이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화장품 업계 등에서는 제품 개발을 위해 동물 실험을 시행하는데, 실험동물로 희생되는 동물의 수가 2018년도 기준 국내 372만 마리 규모에 달한다. 

동물권에 관심을 가지고 비거니즘을 선택한 집단은, 현대 사회의 이러한 동물 착취적 성격을 비판하며 식품뿐만 아니라 생활 전반에 있어서 비거니즘을 적극적으로 실천한다. 개인의 작은 실천으로 좀 더 나아지는 사회적 변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비거니즘은 지구를 생각하는 새로운 소비 시각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제 ‘먹는 채식’을 넘어, 입고 쓰는 채식의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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