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우리 주변에 늘 있지만 막상 생각하면 다소 멀게 느껴지는 분야이기도 하다. 해외에 나가면 아름다운 건축물과 공간을 찾아다니기 바쁘지만, 우리나라의 건축물을 시간 내어 찾는 사람은 드물다. 우리 지역 청주의 의미 있는 건축물은 무엇일까. 우리 대학 건축학과 반상철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건축’, 우리 생활 전반에 떼놓을 수 없는 분야입니다. 하지만 건축이 정확히 무엇인지 잘 모를 때가 많은데, 전문가적 입장에서 건축이란 무엇일까요.
A. 보통 건축은 크게 봐서 ‘건축설계’ 또는 디자인으로 불리는 분야는 예술 영역을 중심으로 관련 기술 분야를 포함하는 것이고, ‘건설’ 또는 ‘시공’으로 불리는 분야는 공학과 기술에 기반한 실현 과정이라고 분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관련 분야인 도시계획, 조경, 인테리어, 설비 등도 결국은 건축에서 분화한 것이고 이 분야들이 종합된 것이 건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건축은 흔히 예술과 과학기술이 결합된 현대 문화의 가장 정직한 시대적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소 진부하지만 인간의 삶을 주도하는 의식주의 한 요소로서 그 역할과 비중이 적지 않다고 할 수 있고, 도시와 환경을 만들어가는 주역으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Q. 학생들이 건축에 대해 보다 친근감 있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A. 모든 것이 그렇듯 희소성이 있다고 하면 관심을 집중하고 귀를 기울이지만, 언제나 볼 수 있는 존재에 대해서는 소중함을 실감하기 어렵습니다. 해외 관광을 가면 열심히 쫓아가고 찾아가서 보는 것이 건축인데 그것에는 감탄하면서 정작 주변의 건물과 환경에 무심한 것은 익숙해진 탓도 있을 것입니다.
어렵겠지만 작품을 감상하듯 건축가의 의도나 건축물의 장·단점, 편의성 등에 관심을 기울여 보면 건축과 도시 이미지를 향한 또 다른 눈이 열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우리 지역 청주에 추천할 만한 건축물이 있을까요. 추천한 이유는 또 무엇일까요.
A. 우리 지역 청주에 추천할 만한 건축물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지만, 4개 정도의 건축물을 추려보았습니다.
- 국립청주박물관
국립청주박물관은 현대 한국건축의 1세대이신 김수근 선생님의 마지막 작품으로서의 역사·문화적 가치와 함께 자연과 조응하는 아름다운 연출기법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 다나여성병원
다나여성병원은 돌과 유리를 균형 있게 구성하여 병원을 찾는 사람에게 신뢰감과 안정감을 주도록 했습니다. 또한, 도시의 가로 풍경에 활력을 주는 균형과 절제의 외관이 친밀감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 글로벌코슈메디컬개발센터
오송에 있는 이 건축물은 건물자재 생산회사로서의 재료 표현과 연구센터의 이미지를 나타내는 미래지향적이고 독특한 외장재의 배열이 개성 있는 건축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 F.S.One
성화동에 세워진 F.S.One 복합빌딩은 독특한 조형적 개성이 눈길을 끌게 합니다. ‘쉼표 같은 도심 속 계단’이라고 불리는 외부 환경이 공공성과 개방성을 가진 도시의 랜드마크적 경관을 보여줍니다.

특히 건축물을 도시의 경관으로 감상하는 대상임을 고려할 때, 기존의 건물과 다른 개성이 무엇인지, 건물의 성격과 외관이 어울리는지, 이용이 편리한지, 건물의 외관 형태나 재료, 주변과의 조화 등 도시와 가로의 이미지에 특징이 있는지에 중점을 두고 건축물을 감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우리 지역 청주와 관련해 건축 분야의 전문가로서 지역 사회나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도심재생을 빌미로 초고층 아파트로 덮여가는 등의 양적 개발로 도시환경을 악화시키는 안타까운 현실을 자제하는 시도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속 가능한 질적 문화도시의 미래를 위해 어떤 방안이 있을지를 신중하게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선진국이 되고 선진 시민이 된다는 것은 과거의 역사와 문화가 소중함을 지각하는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미래 환경을 만들어 간다는 책임감이 있어야 합니다. 개성 있고, 지역 문화가 살아 있는 도시 이미지, 그 자체가 소중한 자산임을 알고 작은 것에서부터 환경에 기여하는 성숙한 도시민의 사고를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미래의 주역인 우리 학생들이 우리 삶의 터전을 만들어주는 건축가에 대한 존중과 건축이 만드는 도시환경의 가치를 인정하는 선진국형 시민이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