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환경따라 천차만별··· 심각한 교육 양극화
학생 환경따라 천차만별··· 심각한 교육 양극화
  • 최한나 기자
  • 승인 2020.12.1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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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중위권, 학생들 케어 어려워
인포그래픽 = 지예은 기자
인포그래픽 = 지예은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올해 초 3월, 코로나19로 초·중·고 학생들의 개학이 차일피일 미뤄져 4월이 되어서야 개학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학교 등교는 하지 못한 채 각 가정에서 비대면으로 수업이 이루어졌다. 갑작스러운 팬데믹 상황으로 준비도 없이 실시된 온라인 수업은 학생, 교사, 학부모 할 것 없이 당혹스러움의 연속이었다.

제일 큰 문제는 학생 개개인의 환경에 따라 교육의 편차, 즉 교육 양극화가 심각해졌다는 것이다. 대면으로 학생들을 지도했던 때와 달리, 비대면 수업은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이 크게 요구된다. 그렇기 때문에 집중력이 부족하거나, 집에서 학부모의 관리가 어려운 학생들은 수업을 수강하는 것 자체가 힘든 실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애초에 인터넷이 설치되지 않은 가구가 있는 등, 비대면 수업은 환경적 요인으로 인한 교육 편차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줬다.

학생들의 이런 교육 격차는 고스란히 점수에서 드러났다. 중위권이었던 학생들이 하위권으로 떨어지면서 중위권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단순히 점수 때문이 아니라 교사가 어디에 초점을 두고 수업을 준비해야 하는 것인지, 수업의 준비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학생 대다수가 포진해 있는 중위권에 초점을 맞추고 수업을 준비하는데 중위권이 사라진다면 수업의 난이도를 조절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더욱이 문제는 비대면 수업으로는 학생들이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에 대한 학습 진단 자체가 어려워졌다. 직접적으로 소통을 한다거나, 학생의 수업 태도와 모둠 활동 등을 관찰하며 평가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수행평가 문제도 비슷하다. 결과 중심의 교육과정에서 벗어난다는 취지에 따라 시험 위주의 수행평가 방식이 사라지고 포트폴리오, 모둠 활동 등의 방식으로 수행평가가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그마저도 실행되기 어려워졌다.

이로 인해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학생들의 학업 격차 해소를 위해 사교육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형성되었다. 국·영·수뿐만 아니라 과학, 사회 과목들도 사교육을 통해 학업 공백을 메꾸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런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으로 쌍방향 수업을 장려했다. 학생과 교사 간의 보다 원활한 소통을 위한 대안이었다. 또한, 인터넷이 없는 가구를 위해 인터넷 설치, 기기 대여 지원은 물론 EBS E-학습터 등의 온라인 수업 플랫폼도 구축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발생한 교육 격차는 교육계의 허점을 개선할 기회일 수 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와 해결책이 무엇인지 모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정 학습이 어렵거나, 방치되는 우리 주변의 학생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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