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위협하는 마스크 쓰레기, 분리배출은 어떻게?
야생동물 위협하는 마스크 쓰레기, 분리배출은 어떻게?
  • 임지은 기자
  • 승인 2020.12.1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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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 기억하세요 "접어서, 묶어서, 종량제 봉투로 쏙"
(인포그래픽 = 지예은 기자)
(인포그래픽 = 지예은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일회용 마스크가 우리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 부분이 되면서, 버려지는 양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숫자가 되었다. 과학 전문 매체 사이언티픽아메리칸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전 세계에서 버려지는 마스크의 평균 개수는 매월 약 1,290억 장으로 추산된다.

이렇게 방역을 위해 쓰고 버리는 일회용 마스크가, 엉뚱한 곳에서 피해를 주고 있다는 비판이 일었다. 지난 7월, 영국 국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가 일회용 마스크에 두 다리가 묶여 관절이 퉁퉁 부은 갈매기의 모습을 공개한 것이다. RSPCA는 “마스크가 필수품이 된 만큼, 무책임하게 폐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라며, 야생동물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음을 밝혔다. 같은 달 BBC에서도 영국 요크셔 해변에서 송골매 한 마리가 발톱에 마스크가 걸려 고통받는 모습을 보도한 바 있다.

이러한 소식들에 국제동물권단체 페타(PETA)에서는 마스크 끈을 잘라서 버리자는 권고사항을 안내했다. 국내에서도 SNS 상을 중심으로 ‘마스크 귀걸이 자르기’ 캠페인이 확산되는 등 여파가 일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마스크 귀걸이 자르기’에 회의감을 표하기도 했다.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홍수열 소장은 “끈을 자르지 않아도 종량제 봉투에 제대로 버리기만 하면 큰 문제는 없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홍 소장은 종량제 봉투는 보통 통째로 소각되거나 매립되기 때문에 야생동물을 해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서울 용산구의 쓰레기 매립·소각장의 관계자 역시 “종량제 봉투가 매립, 소각 과정에서 훼손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라고 안내했다. 논란이 된 야생동물들의 사례는 마스크를 무단투기했기 때문에 벌어진 문제이며, 마스크 끈을 자를 만큼의 의식이 있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종량제 봉투에 잘 버리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를 일으킬 일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마스크를 제대로 버리는 방법은 무엇일까. 환경부가 제시한 ‘재활용품 분리배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마스크는 재활용이 어려운 일반 쓰레기로 분류된다. 마스크의 코 지지대 철사나 플라스틱 고리 등은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사실상 일일이 분리가 어렵기 때문에 통째로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하는 것이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마스크 표면에서 약 7일 동안 생존할 수 있다. 따라서 2차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마스크의 끈을 잡고 벗어, 안쪽 면이 바깥으로 향하게 접고, 끈으로 묶어서 폐기해야 한다. 마스크를 버린 후 30초 이상 비누로 손을 씻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생명을 보호해주는 마스크가 야생동물에게는 죽음의 신호가 되고 있다. 사용을 줄일 수는 없으니, 올바르게 버리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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