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서 소상공인, 개인 사업자의 아이디어를 가져다가 상품화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유명세를 탄 포항 덮죽집의 메뉴를 타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도용한 ‘덮죽덮죽’ 사건이 대표적 사례이다. 그 외에도 파리바게뜨에서 내놓은 신메뉴가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베낀 것이라고 주장한 춘천 ‘감자빵’ 사건, ‘스타벅스’ 브랜드 굿즈의 잦은 표절 논란 등이 발생하며 네티즌 사이에서 비판 여론이 일어났다.
이처럼 기업과 개인 간 빈번한 대립 상황이 일어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기업은 떳떳한 경영을 위해 과연 어떤 신념을 가져야 하는가. 우리 대학 윤리교육과 최문기 교수와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Q. 최근 기업에서 개인이나 소상공인의 아이디어를 무단으로 상품화해서 이익을 얻는 사건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A. ‘덮죽덮죽’ 사건과 같은 유사 행위는 성격상 상표의 표절 또는 도용에 가깝고, 당연히 정상적인 상거래 도덕에도 위배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주된 원인은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서슴지 않는 이른바 천민자본주의적 가치관과 관행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규모에 상관없이 경제 행위를 하는 모든 주체들은 정상적인 상거래 도덕을 준수하고, 기업윤리에 대한 이해 및 그 실천에 각별히 유념해야 합니다.
Q. 기업에서 윤리를 지켜 경영하는 일은 기업의 본분인 이윤 창출에 방해가 될 수도 있을 것처럼 보이는데요. 그렇다면 기업에서는 왜 기업윤리를 추구하며 경영을 해야 하는 것인가요?
A. 기업 경영에서 이윤 창출과 윤리 준수는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회사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법-준수’ 및 ‘윤리-기반’ 메커니즘을 동시에 작동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통적인 기업 경영의 목적은 주로 이윤 창출에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윤리 경영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기업 경영에서의 투명성과 신뢰 회복, 그리고 상품 브랜드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윤리 표준의 준수, 건전한 윤리 경영이 요청되는 추세입니다. 윤리는 이윤창출에 걸림돌이 아닌 도우미로서의 ‘안전장치’ 혹은 올바른 방향으로 안내하는 ‘도덕적 나침반’(moral compass)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세계 6위의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한 엔론(Enron)이 윤리 경영의 실패로 인해 2001년 하루아침에 파산한 사례는 윤리 경영의 중요성을 잘 입증합니다. 기업의 윤리 경영 실패는 엄청난 비용을 유발하는데, 고객 이탈, 평판 실추, 직원 사기 저하, 사회의 냉소, 정부 제제 등이 그것입니다.
Q. 그렇다면 기업에서는 어떻게 윤리 경영을 실천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A. 1990년대 들어와 글로벌 시장이나 경영 환경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국제기구들은 윤리라운드(Ethics Round)를 통해 기업의 윤리 경영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 왔습니다. 캐롤(B.A. Carroll)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기업이 사회에서 요구하는 경제적, 법적, 윤리적, 자선적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최근 비즈니스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흥미로운 추세 한 가지는 최고윤리책임자(CEO: Chief Ethics Officer)를 임명하여 기업의 윤리 경영을 전반적으로 책임지게 하는 것입니다.
또한,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의 사례가 있습니다. 사회적 기업이란 기업의 이윤 극대화만을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공익적 목적을 동시에 추구하는 기업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회적 기업으로 유한양행을 들 수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기업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을 포함한 개인도 생활 속에서 저작권과 같은 윤리 의식을 항상 유념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업이나 소비자들의 저작권 의식 함양을 위해 우리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A. 사회의 직업 현장에 뛰어들 대학생들에게 인성교육, 직업윤리교육과 관련된 교육 프로그램이나 강좌를 통해 좋은 인성을 개발하고, 취업 관련 정보를 제공함은 물론 취업 이후 직장에서 활용하게 될 바람직한 저작권의식, 기업윤리의식 등을 함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기업 리더들은 지속적으로 조직 구성원들에게 다양한 딜레마 상황에서의 윤리적 의사결정이나 행동강령, 시민조직행동 등을 고양할 수 있는 교육, 훈련, 연수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시행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