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사·분무형 방역’ 효과 없어
‘분사·분무형 방역’ 효과 없어
  • 임지은 기자
  • 승인 2020.12.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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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악영향 미치는 분무 방역, 이제는 그만
(인포그래픽=임지은 기자)
(인포그래픽=임지은 기자)

장기화되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사태에, 많은 사람들은 방역 및 소독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 마스크는 우리의 일상이 되었으며, 손소독제가 비치되어 있지 않은 장소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많은 지자체에서는 소독차 방역이나 소독기 설치를 홍보하며 방역 활동의 성과를 자랑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역 활동 중 일부는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인체에 유해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바로 ‘분사·분무형 방역’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8월 ‘코로나19 대응 집단시설·다중이용시설 소독 안내’ 지침에서분무 소독을 지양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해당 지침에서는 “감염원 에어로졸 발생·흡입 위험을 증가시키고 소독제와 표면의 접촉범위가 불분명하여 소독효과가 미흡하다”라고 안내했다. 이중 ‘감염원 에어로젤 발생·흡입 위험’이란 소독제가 분사될 때 표면에 있던 바이러스가 오히려 공기 중으로 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살균 소독제의 성분 자체가 유해하다는 우려도 점차 늘고 있다. 소독제 성분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을뿐더러, 눈, 호흡기, 피부 등을 자극하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월을 기준으로, 코로나19 일반소독용 살균제로 환경부에 신고된 제품(97개)의 대표적 성분은 염소 화합물(55.6%), 4급 암모늄 화합물(11.3%), 과산화물(8.2%) 등이다. 이들은 자극성이 강하고 흡입 시 독성이 있는 성분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4급 암모늄 화합물 중 벤잘코늄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유명한 유독 물질로, 산업안전보건연구원 등에서는 벤잘코늄이 폐섬유증 등 호흡기 계통의 장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분무 소독 방식을 애용하고 있다. 많은 지자체에서도 방역 본부의 권고 사항을 숙지하고 있음에도, 시민들의 심적 안정이나 방역활동 홍보, 비용과 인력 문제 등을 이유로 효과 없는 분사·분무형 방역을 고수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올바른 소독 방법은 무엇일까. 방역 본부에서 제시하고 있는 올바른 소독 방법은 다음과 같다. 

① 공기 중의 오염원이 외부로 배출될 수 있도록 충분히 환기를 시킨다.
② 환경부에서 승인·신고받은 소독제를 준비하여 천을 적셔서 손길이 닿는 벽면과 자주 사용하는 모든 부위를 닦고 일정 시간 이상 유지한다.
③ 깨끗한 물로 적신 천으로 표면을 닦는다.

이때 소독제는 환경부 초록누리 사이트(http://ecolife.me.go.kr)에서 목록을 확인할 수 있으며, 희석 배율, 접촉 시간, 적용 대상 등의 주의사항은 제조사의 권고에 따라야 한다고 안내했다.

건강을 위한 방역 활동이 오히려 건강에 유해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이미 생활화된 방역, 이제는 무작정 소독제를 뿌릴 것이 아니라 어떤 방법이 가장 적절한지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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