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드라마의 새장을 연 '염쟁이 유씨'
모노드라마의 새장을 연 '염쟁이 유씨'
  • 민교준 기자
  • 승인 2011.11.2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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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쟁이 유씨'에서 관객들은 구경꾼으로서만이 아니라 문상객 혹은 망자의 친지로 자연스레 극에 동참하게 된다
  소극장 연극사상 최단기 6만 관객을 돌파한 대한민국 대표 명품 모노드라마 ‘염쟁이 유씨(작 김인경·연출 위성신)’가 청주 극단 새벽에서 지난 달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공연을 가졌다. 지난 2009년 3월에 이어 2년 반만의 청주공연이다. 2004년 청주에서 초연된 이후 전국에서 꾸준한 인기를 모으며 누적 공연 회차 1,200여회, 전체관람객 18만 명을 웃돌고 있다.

  이번 공연 '염쟁이 유씨'에서는 자칫 무겁게 느껴질 죽음이 누구나 맞이하게 되는 삶의 당연한 과정으로 다뤄진다. 염쟁이 유씨는 집안 대대로 염하는 일을 해온 유씨가 마지막 염을 하면서 지금까지 자신이 겪어왔던 갖가지 형태의 죽음을 재기발랄한 대사로 파노라마 형식으로 펼쳐낸다.

  공연장에 들어온 순간부터 ‘염쟁이 유씨’는 끊임없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란 질문을 유도한다. 그리고 관객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는 유씨라는 염쟁이의 경험 속에서 의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죽음을 통해 삶을 바라보고자 하는 연극, 관객들은 그 연극을 보면서 삶에 대한 소중함과 책임감을 갖게 된다.

  이 연극에는 염쟁이 유씨, 조직폭력단의 우두머리와 그의 부하들, 장례 전문 업체의 대표이사인 장사치, 유씨의 아버지와 아들, 기자, 어떤 부자와 그의 큰아들, 작은아들, 며느리, 막내딸 등 15명을 헤아린다. 등장인물이 참으로 많다. 이렇게 각각의 독특한 개성과 느낌을 가지고 등장하는 사람들을 배우(유순웅) 한 사람이 표현한다. 감칠맛 나는 명품 연기로 1인 15역을 신들린 듯 표현해낸다.

 ‘염쟁이 유씨’는 끊임없이 관객과 소통하고 교감하며, 배우와 관객이 함께하는 열린 무대를 만들어 나갔다. 연극을 보는 동안 관객들은 구경꾼으로서만이 아니라, 문상객으로 혹은 망자의 친지로 자연스럽게 극에 동참하게 된다. 낯선 이웃의 죽음 앞에서도 고인의 명복을 빌던 우리네 삶의 미덕처럼, 망자를 위해 곡을 하고, 상주를 위해 상갓집을 떠들썩하게 하던 모습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염쟁이 유씨의 독백을 통해 삶과 죽음의 의미를 유쾌하게 그려내면서도 마지막 장면에선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 염을 마친 유씨는 관객들에게 말한다. “죽는 것 어려워들 마시게. 잘 사는 게 더 어렵고 힘들다네”라고. 죽는 것보다도 무섭고 힘든 것은, 그리고 더 의미 있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바로 ‘현재 살아가고 있는 삶’이라는 여운을 준다.

 극단 새벽에서는 이번 달 7일부터 19일까지 78회 정기공연 ‘부활’이 공연된다. 이번 공연은 ‘목숨보다 소중한 가족 이야기’로 큰 감동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문의 극단 새벽 043-286-7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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