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춧돌] 토론의 기술
[주춧돌] 토론의 기술
  • 김선미 기자
  • 승인 2011.11.2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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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달에는 학내 여러 행사 중 가장 큰 상금으로 많은 학우들의 관심을 끄는 ‘서원인 토론대회’가 열린다. 올해에는 안락사를 주제로 예년과 마찬가지로 많은 팀들이 접수했다. 또한 우리 대학 학우들이 모두 수강하는 교양 필수 강의인 ‘사고와 표현’에서도 토론을 배운다. 이 강의에서는 토론을 하는 이유와 방식, 좋은 토론에 대해 강의를 듣고 직접 토론을 해보기도 한다. 우리 대학에서 이처럼 토론을 중요하게 가르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토론이 분쟁을 해결하기 가장 쉽고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 지난달 20일, 김병일 임시 이사장은 ‘서원학원 법인경영자 영입 협상결과와 향후 계획’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 임시 이사장은 임시 이사단의 임기가 한 달여 남았다고 밝히며 “임기 내에 새 재단을 영입하지 못할 시 새 임시이사단이 구성되고 다시 재단영입이 추진되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될 것이고 그 사이에 각종평가에서 하위를 기록하다 결국은 대학의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에프액시스가 100% 만족스러운 후보는 아니지만 차선책이 없으므로 이제는 구성원들이 의견을 통합해 재단을 인수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김 임시 이사장의 발언 직후 기자들 간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그 때 기자회견에 참석한 역사교육과 허원 교수는 “아직 구성원들끼리 의견통합도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서둘러 기자회견을 갖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 질문에 김 임시 이사장은 “이 자리는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갖는 곳이므로 답해줄 수 없으니 따로 이야기를 나누자”며 허 교수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서둘러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 최고의 모질로 꼽히는 밍크를 잡을 때는 막다른 골목 끝에 웅덩이를 파고 온갖 오물로 채워 놓은 후에 총을 들고 ‘몰이’를 한다. 그러면 밍크는 차마 오물 웅덩이에 몸을 던질 수 없어 그 자리에 멈춘 채로 생포 당한다. 그런데 대학은 구성원들을 밍크 잡듯이 대하고 있다. 자녀들의 재산 분쟁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협상제안서에서 조차 허점이 눈에 보이는데도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결국 대학 폐쇄에 들어갈 것이라며 당장의 선택을 강요한다.


△ ‘재단을 인수하지 못해 평가에서 하위를 기록하며 결국 대학 폐쇄를 당할지’ 아니면 ‘차후에 분명 문제가 생길 것을 알면서도 당장 해야 하기 때문에 재단을 인수할지’의 결정은 밍크에게 총살당할지 오물에 빠져 잡힐지를 결정하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큰 대회와 ‘사고와 표현’ 강의를 통해 배운 토론의 기술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전달하고, 상대의 생각에 귀 기울이고, 냉정히 판단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토론할 때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지금은 선택보단 토론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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