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부터 ‘콜라보’까지, MZ 세대 노리는 마케팅
‘역주행’부터 ‘콜라보’까지, MZ 세대 노리는 마케팅
  • 임지은 기자
  • 승인 2021.06.1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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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비 트렌드를 이끌어가고 있는 ‘MZ 세대’, 이들은 1980년~95년 사이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6~2000년 사이에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해 현재 20~30대 청년층을 지칭하는 신조어이다. ‘MZ 세대’의 취향 저격을 위해 기업들의 전략이 치열하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 ‘역주행’으로 보는 콘텐츠의 재발견

EXID ‘위아래’, 비 ‘깡’, 브레이브걸스 ‘롤린(Rollin’)’ 이 세 노래의 공통점 발매 당시에는 별로 관심을 끌지 못하다가 ‘역주행’ 으로 인기를 얻은 곡이라는 점이다.

역주행 인기에는 유튜브 플랫폼이 큰 역할을 수행했다. EXID ‘위아래’는 멤버 하니의 공연을 촬영한 팬의 ‘직캠’ 영상이 곡 자체의 인기로 이어졌다. 비의 ‘깡’은 연이은 패러디 영상이 신드롬을 일으키며 콘텐츠를 재미있게 소비하는 ‘밈(Meme)’ 문화로 인정받게 되었다.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은 군부대 위문공연 편집 영상이 ‘알고리즘’으로 추천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역주행 현상은 콘텐츠의 향수를 느끼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복고’, ‘뉴트로’ 열풍과도 맞물리지만, 틱톡,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숨어있는 콘텐츠를 발굴하는 것을 즐기는 MZ 세대의 능동적인 문화 소비 성향에 주원인이 있다. 이제 TV에서 소개하는 콘텐츠를 시청자가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들이 열광하는 미디어 스타를 TV에서 섭외하는 시대가 되었다.

‘역주행’이 꾸준한 문화현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이다. 기존 음원시장에서는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소비문화를 주도해온 것과 달리, 역주행 문화는 전적으로 대중의 선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MZ 세대의 이러한 ‘역주행 신드롬’에 기업들은 과연 어떻게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코로나 역이용해 소비자 지갑 여는 ‘공포’ 마케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는 소비 트렌드에도 영향을 주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소비자들의 공포심을 자극해 특정 물건을 사게 만드는 공포 마케팅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었다는 점이다.

최근 과장‧허위 정보를 활용한 광고로 물의를 빚은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마케팅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4월, 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에서는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을 개최해 불가리스 발효유 제품을 음용할 시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및 감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홍보해 큰 효과를 봤다. 남양유업의 주가가 8.57% 증가하고 일부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불가리스가 품절 사태에 이르기도 했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고, 각계에서 연구 결과의 신뢰성이 낮다는 지적이 연달아 발생하며 여론은 급반전했다. 분노한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 여파에 결국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사퇴하고, 국내 2위 유제품 기업이었던 남양유업은 회사를 매각하기에 이르렀다.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 빠르게 정보를 소비하는 MZ 세대에게 앞으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기업의 “눈 가리고 아웅”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업+기업=대성공? 호기심 유발하는 ‘콜라보레이션’ 마케팅

식품‧외식업계에서는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이하 콜라보) 마케팅이 대성황이다.특히 최근에는 동종업계와의 콜라보나 패션, 뷰티업계 등 연관이 없어 보이는 이종업계와의 콜라보가 눈에 띄고 있다. 밀가루 회사 대한제분의 ‘곰표’는, 2018년부터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곰표 밀맥주, 곰표 팝콘, 곰표 치약, 곰표 패딩 등, 곰표의 로고와 이미지 컬러인 흰색을 활용한 다양한 상품을 내놓으며 MZ 세대 소비자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한다.

콜라보 마케팅이 인기를 끌게 된 것은 물건을 살 때도 즐거움을 추구하는 MZ 세대의 ‘펀슈머(Fun+Consumer)’ 소비경향에서 비롯되었다.
식품업계와 비식품업계의 콜라보 상품 중 어린이들이나 심신미약자에게 위험을 줄 수 있는 점에서 콜라보 마케팅에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구두약 초콜릿’, ‘매직 잉크 음료수’, ‘딱풀 캔디’, ‘우유 바디워시’, ‘소주 디퓨저’ 등 식품과 비식품의 패키징을 유사하게 구성하는 것이 혼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지난 1일, 국회에서는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식품표시광고법)에 식품으로 오인될 수 있는 제품의 출시를 규제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콜라보 마케팅은 호기심과 재미를 자극해 구입 욕구를 생기게 한다. 하지만 위험을 유발할 수 있는 기획이 연달아 나오고 있어, 콜라보 마케팅을 시도하는 기업들은 더욱 신중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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