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회색 감염에서 벗어나 푸른 싹 틔워내길”
“대학생들, 회색 감염에서 벗어나 푸른 싹 틔워내길”
  • 서지원 기자
  • 승인 2011.11.22 20: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북의 살아있는 예술인 홍강리 시인 인터뷰
                               홍강리 시인

기자가 "우리는 어떤 대학생이 되어야 할까요"라고 묻자 명사는 "푸른 대학생이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답했다. 간결하지만 감동은 진한, 이런 비유적인 답을 건넨 이번호 명사는 어떤 분야의 예술가 일까. 그렇다. 이번호에서 본사가 만난 명사는 함축적인 아름다움을 문학으로 표현하는 ‘시인’으로 단 한 번도 청주 떠나 산적이 없다는 살아있는 충북의 예술인 홍강리 씨다. <편집자주>

Q. 본인 소개를 간략하게 하자면.
청주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충북지역에서 34년간 교편을 잡았다. 1971년 월간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시인 '홍강리'로 중앙문단에 데뷔, 1992년 첫 시집 08년 '강변에 뜨는 달'을 출간하고 2008년에는 두 번째 시집 '날개의 순명'을 발표했다. 현재는 청주시 우암동에 거주하며 시 집필 작업을 하고 있고 한국 시분과 '이후 문학동인'으로 활동 중에 있다.

Q. 본명은 '홍석원', 필명은 '홍강리'인데 필명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가.
유년시절, 내가 태어나 살던 동네는 까치내라 불리던 강의 안쪽마을(江里)이었고 내가 처음 공부를 시작한 곳은 각리국민학교였다. 육신의 피를 받은 곳이 강의 안쪽 마을이고 최초로 문자를 터득하며 정신의 기틀을 마련한 곳이 각리(음운동화→강리)였으니 시인으로서의 삶은 강리에서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에 내 필명을 강리(江里)로 정하게 됐다.

Q.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해달라.
나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새긴 까치내, 각리의 모습처럼 자연 친화적인 곳을 좋아한다. 이에 문명화가 되지 않아 마치 서정시가 고스란히 살아 숨 쉴 것 같은 풍경을 시 속에 그리고 있다. 그리고 고귀한 전통이 때묻지 않도록 그것의 가치를 올곧게 지켜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나의 성장배경, 관심과 애정은 나의 인생관, 세계관, 가치관을 형성할 것이고 이것들이 나의 작품 속에 자연스레 녹아 있지 않을까.

Q. 작품 집필 시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한국인이기에 느끼고 가질 수밖에 없는 정서, 그 속에서 구축된 우리의 전통을 보듬고 지켜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를 집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문화수준은 천부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창의성이 매우 돋보인다. 누가, 언제, 왜를 충족하는 세계유일의 문자는 '한글', 세계 최초 금속활자를 발명한 청주의 '직지', 컴퓨터와 IT의 보급을 이뤄낸 '한국인' 등. 이러한 고귀한 우리의 문화는 하루아침에 탄생한 것이 아닌 과거의 천부성이 만든 값진 결과다. 이러한 우리 문화의 정통성을 이어가기 위해 우리의 전통성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시를 쓰고자 한다.

Q. 전통문화를 가치 있게 여기는 홍 시인과 달리 요즘 세대는 전통문화에 대해 경시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해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모두 각자의 '이름'은 남이 많이 사용하지 정작 자신은 자주 사용 않는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이름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 이름에는 조상이, 가문이, 나의 삶이 투영되어 있고 앞으로 '나는 무엇이 될거야!' 라는 나의 미래가 암시되기도 하는 등 제각기 자신의 이름에는 상당한 가치가 있어 이를 존귀하기 여긴다.
전통문화도 이름과 같다. 지금 이곳에 우리가, 내가 존재할 수 있었던 내력은 바로 전통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통문화란 우리 민족이 그리고 내가 살아온 내력이다. 원하던 원치 않던 함께 있을 수밖에 없는, 가치 있는 것이 분명하다. 전통은 과거의 낡은 것이 아닌 오히려 우리의 미래가 담겨있다. 전통문화에 대한 마음가짐을 다시 가져보길 바란다.

Q. 대학생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
치솟은 등록금, 고민되는 진로계획, 험난한 취업난까지. 한 치의 앞을 살펴보기 힘든 우리 나라 대학생들은 지금 '회색 시대'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에 용기도 자신감도 원대한 포부도 없어져 결국 '회색 시대'에 종속되는 '회색 감염'이 되기 쉬운 현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감염은 자신을 비롯한 사회를 더 회색으로 짙게 물들일 뿐.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희망의 우리 학생들은 푸른 싹을 길러낼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해 할 것이다. 안개 속을 헤매고 있는 학생들은 '무엇이 되겠다' 원대한 포부가 새겨진 깃발을 바람 앞에 휘날리지 못한 채 자신의 속내에 감춰 버리고 만다. 푸른 싹을 티어 낼 자신만의 푸른 깃발을 휘날리길 바란다. 푸른 깃발이 휘날리는 '푸른 시대'의 문화는 우리 대학생들만이 만들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