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의 허준, 저서, 동의보감 집필, 유배지 등
어의 허준, 저서, 동의보감 집필, 유배지 등
  • 김쾌정(허준박물관장)
  • 승인 2011.11.22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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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이 내의원에 들어가 어의로 활동하게 된 것은 유희춘의 추천에 의해서였다. 그는 1569년(선조 2) 이조판서 홍담에게 허준을 내의원에 천거하였다. 그러나 이종형, 미끼사카에 등의 주장과 양천허씨족보 <사관보>에는 의과시험에 합격하여 내의원에 근무하게 되었다고 하였으나, 의과시험에 합격하여 의관으로 진출하였다면 마땅히 의과시험 합격자 명단인『의과방목』에 수록되어져야 할 것이나, 이 기록에는 허준의 이름이 등재되지 않았다.


『동의보감』집필처로 거론 되는 곳은 내의원, 유배지, 공암 등지다.『동의보감』은 14년의 노력 끝에 완성된 책으로 이 기간 동안에 많은 사건이 일어났다. 선조의 지시로 편찬팀을 구성하여 의서 편찬을 준비하다가 임진왜란, 정유재란을 겪고, 선조의 죽음으로 귀양을 가게 되었으며, 그 뒤 다시 내의원에 복직되어 후학을 지도하면서 『동의보감』을 완성하기까지 여러 곳에서 저술활동을 하였으므로, 동의보감』집필처는 위의 3곳 모두를 꼽을 수 있다. 다만 산허거사가 지은『파릉산집』에는 ‘허준이 공암(허가바위-서울시기념물 제11호, 허준박물관 옆 소재)에서 책을 저술하였고, 여기에서 생을 마감 하였다’ 하므로 『동의보감』을 이곳 공암에서 어느 정도 마무리했고, 내의원에 복직하여 완성한 후 광해군에게 바쳐졌으리라 추정된다.


허준의 저서는『동의보감』외에도『찬도방론맥결집성』,『언해태산집요』,『언해구급방』,『언해두창집요』,『신찬벽온방』,『벽역신방』,『내의선생안』,『납약증치방』등이 있는데, 대체로 동의보감』을 비롯하여 6~7종이 있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내의선생안』은 조선 세조~순조 때까지 역대 내의원 어의의 인적사항을 적은 것으로, 서문의 끝에 “ ∙ ∙ 허준 지(識)”라 쓰여 있다. 이 ‘지’는 주로 책의 저자나 편저자가 쓰는 표현이므로, 이 책의 앞부분은 허준이 직접 정리한 ‘편저’로 볼 수 있다. 『납약증치방』은 섣달[납월, 臘月]에 내의원에서 내년도 왕실에서 쓸 ‘우황청심원’ 등 27가지 왕실 상비약과 이들 약으로 고칠 수 있는 각종 증상과 금기사항을 적은 책으로, 내용이『동의보감』과 거의 동일하고, 서술 방법도 허준의 다른 언해본들과 비슷하기 때문에 그의 저서로 보고 있다.


왕의 죽음에는 늘 도의적 책임을 지고 어의들의 수장인 수의(首醫)가 귀양을 가게 마련이었다. 선조의 죽음으로 당시 수의인 허준이 귀양을 가게 되었는데, 광해군으로서는 허준이 72세의 고령인데다, 자신이 어렸을 때 두창을 비롯한 중병을 고쳐 준 생명의 은인인 만큼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오히려 귀양을 보내지 않으려고 갖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사간원과 사헌부의 끈질긴 상소로 일단 1년 8개월간 귀양을 보내는 모양새를 취하였다.


최립의『간이집』에는 ‘의주’로 유배를 간 것으로 되어 있어, 일반적으로 이곳이 귀양지로 알려 졌으나, 공식기록에는 의주로 간 흔적을 전혀 발견할 수 없다. 처음에는 관직을 삭탈하여 성 밖으로 내쫒는 것으로 그치려 하였고, 귀양지의 도중인 고향 인근으로 추방하였다가 석방하였다. 『조선왕조실록』에 ‘성 밖’, ‘중도(中途)’, ‘방축(고향 인근 추방)’ 등의 용어들과 ‘허준이 귀양 중에도 수시로 왕실을 드나들었다’고 하므로, 이 4가지 사실에 부합되는 곳으로는 허준의 고향인 양천현 즉 현재의 서울 강서구 일대가 가장 적합하다.


돌아가신 곳은 당연히 그가 살던 고향이었는데,『파릉산집』에는 집 근처인 ‘공암’에서 생을 마감하였다’고 하였다. 한 때 경기도 파주시에서는 허준묘가 이 지역 내에 있기 때문에 파주에서 작고하였을 것이라고 주장했었는데, 허준의 아들 허겸이 이곳 파주 목사를 역임하였기 때문에 이곳에 거주하다가 작고했다는 주장은 맞지 않는다. 이곳이 고향이면서 살던 곳이라면, 아들 겸은 여기서 도저히 벼슬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쾌정(허준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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