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노트에 적힌 우리 대학
데스노트에 적힌 우리 대학
  • 민교준 기자
  • 승인 2012.02.2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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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의 재정지원제한대학 발표가 마치 ‘데스노트’(death note) 같다.
작년 9월 교과부의 재정지원제한대학 발표가 수험생들의 수시2차시기와 맞물리면서, 언론들은 재정지원제한대학 명단을 앞 다투어 보도했다. 이미지 실추는 물론 신입생 모집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결국 유혜자 총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당시 보직교수 전원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으니 재정지원제한대학 선정으로 인한 파급력은 엄청났다고 할 수 있다.

 사실 교과부의 대학 평가는 매년 꾸준히 있었기 때문에 대학 당국도 이를 준비해왔었다. 그런데 작년 반값등록금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정부는 계획에도 없던 대학구조개혁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이를 통해 새로운 제도인 재정지원제한대학 선정기준을 지난 8월 17일에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단기간에 기존 관행을 뒤엎고 새로운 지표들을 일방적으로 제시한 교과부는 그 결과를 9월 초에 발표했다. 교과부의 ‘묻지마 평가’였다.

 그렇다면 우리 대학은 올해 그 ‘데스노트’에서 이름을 지울 수 있을까. 재정지원제한대학에 지정된 원광대는 300억이나 되는 법인의 ‘화끈한 투자’와 구조조정을 통해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인 작년 12월 교과부의 ‘데스노트’에서 지워졌다. 우리 대학 역시 불명예스러운 오명으로부터 하루 빨리 벗어나고자 노력해왔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녹녹치 않은 상황이다. 우리 대학은 평가 지표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서 △등록금5.5%인하 △전임 교원 확보 확대 △장학금 지급 확대△학사관리개선 등 갖은 애를 쓰고 있지만 타 대학 역시 지표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 대학은 결정적으로 두 가지 평가 지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바로 ‘재학생 충원률’과 ‘법인지표’다.

 ‘재학생 충원률’은 평가에서 30%나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그러나 우리 대학은 대학 정보공시기준으로 작년 재학생 충원률이 94%(작년 4월 기준)로 전국 대학평균 102.7%에도 못 미쳤는데, 올해는 88.8%(올해 2월 기준)로 더 떨어졌다.

 ‘법인 지표’는 법인의 대학교육 책무성 강화를 위해 올해 새롭게 추가된 지표이다. 전체 반영비율은 5%지만 현재까지 법인이 없는 우리 대학으로서는 법인전입금, 법정부담금 등을 낼 수 없기 다른 대학 다 받는 점수를 ‘0’점에서 시작해야한다. 현재 우리 대학은 새로운 재단영입과 관련해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의 결과를 기다리곤 있지만 여러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조속한 해결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원광대 같이 엄청난 재정도 없는 우리대학의 경우 이 난국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과연 없을까. 다행히 한 가지 있다. 구성원 모두가 머리를 맞대 힘을 모으고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는 교과서적인 해답이 말이다. 하지만 이것조차 가능할까 걱정된다. 

  현재 우리 대학은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구성원 간 머리를 맞대긴 커녕 뒤통수도 안 보려고 한다. 수십 년째 끌어온 학내사태로 인한 구성원간의 분열은 점입가경이다. 이에 성기서 총장은 새해 인사로 “지금까지 화합과 협동보다는 분열과 비난에 앞장섰던 일부 구성원들께서도 심기일전하시어 학교를 구하는 일에 적극동참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을 정도다. 

  결국 우리 대학이 구성원 간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교과부의 ‘데스노트’에 적힐 수밖에 없다면, 우리 대학은 교과부에 한 가지 청이라도 해야 할 것이다. ‘데스노트’에 적힌 ‘서원대’ 밑에 각주를 달아 ‘학교 정상화를 방해한 사람들’에 대한 명단도 같이 넣어 달라고.  

 적어도 역사는 기억할 테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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